Ocene survival

설정
2025-11-17 17:26조회 46댓글 0A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이제 OCENE SURVIVAL은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있는데요!

최종 라운드(3라운드)의 주제는
- 고백의 무책임성
입니다.

2라운드 결과와 A의 원픽을 받은 두 분의 글을 일부 공개합니다.


1위 - ㅇ (A pick!)
2위 - ㅊ (A pick!)
(닉네임은 익명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ㅇ님의 글 일부 공개







어항에 다시 물을 채웠다. 그 안에 금붕어 여덟 마리를 풀었다. 금붕어들은 바다에 온 듯 헤엄친다. 연시야는 그걸 멍하니 쳐다봤다.



너는 사실 비를 좋아한 게 아니라 물을 좋아한 거였고. 너는 겨울을 싫어한 게 아니라 겨울을 힘들어한 거였고. 너는 어항이 좋다고 했지만 매일 그 안에서 울었고. 너는 나와 있을 땐 코로 숨을 쉬고 나와 없을 땐 아가미로 숨을 쉬고. 너는 나를 사랑.



고개를 숙여 어항에 얼굴을 처박았다. 물에 잠긴 얼굴이 아득하다. 숨이 막힌다. 하루야 나 지금 숨 막혀. 숨 막혀서 죽을 것 같아. 넌 지금 코로 숨 쉬냐, 아가미로 숨 쉬냐. 나는 아가미가 없어서 물속에서는 숨을 쉴 수 없는데. 고개를 빼고 숨을 헐떡인다. 턱을 타고 내려온 물이 셔츠 위로 떨어졌다. 눈을 뜨지도 못한 채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지하루. 나는 아가미가 없어.



그래서 지금 호흡할 수 없어.



연시야의 얼굴은 마르지 않고 젖어든다. 다시 한번 어항에 얼굴을 처박는다.








🥈 ㅊ님의 글 일부 공개








사랑은 대개 붉은색을 띤다. 사춘기 소녀의 새빨간 두 뺨도, 애인 이름 옆에 떡하니 자리 잡은 빨간색 하트도. 근데 사랑하지 않는 것들도 붉은색을 띤다. 전조도 없이 정신을 잃고 거리에 쓰러진 이들이 몸을 발화하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원인은 불명. 원래 재앙이란 게 그렇다. 이유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인류를 멸망시킨다. 뉴스에 떡하니 박제된 사랑이라는 키워드. 너무 사랑해서 죽여버렸어요. 사랑하는 연인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한. 사랑하는 가족을 버리고. 이런 식의 보도는 질리도록 봤지만 사랑하지 않아서 죽었습니다. 와 같은 보도는 영 낯설었다. 세상이 아수라장이 될 무렵, 나는 전기장판 틀고 이불 속에서 귤 까먹고 있었다. 경각심은 제로. 생존력 꽝인 내가 이 난리통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재앙이 사랑이랑 직결돼서. 생존력은 없어도 사랑이라면 평생을 주기만 해도 넘칠 정도로 있어서. 막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은 아니고. 그냥 사람이 원래 그렇다.





— 그럼 그 사랑 나 좀 줘.
— 바보냐. 사랑을 어떻게 주고받아. 사랑은 하는 거지.








감사합니다!
https://curious.quizby.me/Prod…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