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1 08:19•조회 33•댓글 0•율해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와버렸다.
도시를 물들이는 불빛 사이로 사람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모여들지만, 나에게 이 계절은 언제나 유난히 무겁게만 느껴질 뿐이였다. 예전엔 이 시기가 기다려졌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길, 손에 닿는 작은 온기, 사소한 대화 하나마저도 특별하게 빛나던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모든 건 흐릿해 질 뿐이었다.
나는 종종 기도처럼 되뇌곤 했다.
“다시 한 번만, 어떤 모습으로든 마주할 수 있다면.”
하지만 그 말은 허공에 흩어져버렸고, 사람은 떠나며 시간은 흘러가고, 추억만이 마음을 붙잡았다.
첫사랑이라는 건 결국 그런 것이 아닐까.
짧은 순간에 불과하지만, 그 여운은 의외로 길게 이어지는 것? 내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단 몇 장면을 차지했을 뿐인데, 그 몇 장면이 남긴 흔적은 도무지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불꽃이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 생각했다
그때의 내가 바라본 불빛과, 지금의 내가 바라보는 불빛은 같은 것일까라고. 아마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 다름 속에서 나는 성장했고, 잃어버린 것만큼이나 얻은 것도 많았다.
불꽃은 잠시 피었다 사라진다.
어쩌면 청춘도, 사랑도, 모두 그런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