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었던 쪽으로 천천히 기울어 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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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8 17:59조회 40댓글 3한수림
— ……

의자는 아직 오지 않았는데,
앉아 있는 기분이 먼저 도착했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열려 있다는 사실만 남아 있었다.

나는 벽을 보았다.

벽도 나를 보았는지 모르겠다.

시계가 한 번 움직였다.

아니,

움직였다는 기억만 움직였다.

— 그래서?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대답이 먼저 늙어 버렸다.

바람이 지나갔다.

지나간 것은 바람이 아니라
지나감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손을 내밀었다.

손끝은 닿지 못했고,
닿지 못한 채로 무언가를 만졌다.

그날 오후는 끝났다.

끝났다는 말만 남긴 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후였다, 그날의 고요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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