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상사병=불치병

평생 내 몸을 감싼 그 병은
절대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다.


처음엔 가벼운 열처럼 시작했지만 곧 몸속 깊은 곳으로 번져나가
숨 쉬기를 거부하고 두 눈을 찔렀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심장도 조여오기 시작했다.

의사는 갸웃거리며 말했다.
"몸에는 문제가 없어요. 심장도 멀쩡합니다."

그러나 그 말은 거짓이다. 그리고 나는 알고있다.
이 병은 청진기로 들을 수 없고, 주사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는 것임을.

하루는 약처럼 너무도 달콤했다.
그의 웃음 한 번에 살아나는 기분,
그의 발걸음 하나에 아픔속에서 구해지는 듯한 착각.
그러나 다음 날은 독처럼 쓰라렸다.
끝날 줄 모르는 그의 부재가 온몸을 무너뜨렸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하지만 이 병은 절대 낫지 않는다.

낫는 순간, 그를 지워야 한다는 뜻이니까.

나는 알았다. 이 사랑은 고칠 수 없는 병이다.
끝내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살아 움직이며, 오늘도 나를 잠식한다.

그리고 나는 받아들인다. 죽을 때까지 앓게 될 병이라면 차라리 그 아픔 속에서 살아가리라.

그의 이름이 내 고통이자, 내 삶의 유일한 맥박이기에.

___
❤️❤️‍🩹
___
https://curious.quizby.me/xHR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