뻗어난 나뭇가지의 꽃봉오리가 창가를 두드렸다.
푸른 봄 사랑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흐르던 공기의 정적이 깨진 건 한순간이었다.
느긋한 바람과 함께 흘러든 여름은 샛노란 해바라기를 반사했다. 푸른 하늘의 비릿한 물 냄새가 여름 시작의 신호를 울렸다.
이 계절은 이름하야 청춘, 땅을 박차고 내달리던 우리의 청춘은 아비규환이었다. 그들은 겉보기에 한없이 맑아 보였다.
그러나
그 안을 헤집을수록
짙게 깔린 안개와
썩어 문드러진 마음이 모인 끈적한 사람의 형상이
드러날 뿐이었다.
익사할 만큼 습했던 여름의 탓이었다. 곰팡이 핀 마룻바닥을 즈려밟아 으스러진 잔해에 파묻힌 검 한 자루를 손에 쥐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저주의 흔적이 손에 진득하게 묻어났다.
들끓는 마음을 뒤로한 채
푸름 여름 청춘 따윈 필요 없으니까
없어져 버리라고ー
깊게 찔러넣은 칼날은 투명한 여름의 심장을 관통했다. 그때 비로소 계절은 무너졌다. 새파란 혈액이 뒤덮인 청춘은 자기 파괴적 낭만의 밭으로 몸을 던졌다. 구역질 날 정도로 모순적인 여름이었다.
아 젠장
그런 여름을 가엾은 청춘들이 받들어야 할 숙명이라면 차라리 나는 청춘 안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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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춘 잘 몰라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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