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나 참, 설마 초딩 인생 마지막이자 첫 번째 수학여행 장소가 속초 산골 글램핑장이라니... 그것도 내가 '자살'을 할 날짜랑 겹치네... 죽을 때 만큼은 혼자 조용히 떠나고 싶었는데.
내가 이렇게 된 건 좀 오래되었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었다. '내일이 있기에, 조금만 더'라는 생각으로 여태까지 온 건데. 정유민이 다 망쳐 버렸다. 덕분에 교실에서는 친구가 한 명도 없고 쉬는시간에는 조용히 하고싶지않은 숙제만 달달 하는데. 은근슬쩍 따돌리고 뒷담까고. 어두운 세상도 알아버렸다. 난 정유민보다 노력도 많이 하는데. 왜 나만 이럴까. 세상은 불공평하다. 노력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에겐 천벌을 내리고, 노력따위는 하지 않고 그냥 학폭이나 하는 쓰레기들한테는 아무것도 안하면서. 신이 있다면서, 신은 자비롭다면서, 나쁜 사람들에게 벌을 준다면서. 하긴 그걸 믿은 내가 잘못이지. 초 6이 무슨 그런 미신을 믿어...
어쩌면 그랬길 바라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함께, 가깝게 지내면서. 어쩌면, 내가 여길 떠나면, 난 지금보다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수학여행 중간에 떠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