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 18:39•조회 25•댓글 1•청
청춘 :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
지하철 문이 닫히기 직전, 나는 겨우 몸을 밀어 넣었다.
이 차올라서 잠깐 고개를 숙였다가, 고개를 들자마자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 속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았다. 지친 얼굴에 묻은 미소 한 조각.
대학 졸업을 코앞에 두고, 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시간은 너무 짧았다.
학원, 아르바이트, 취업 준비, 그리고 가끔 친구들과의 짧은 만남. 눈 깜짝할 사이 스무 살은 끝나 있었고.
나의 스물셋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날 저녁, 나는 오랜만에 너를 만났다. 친구이자, 가끔은 조금 특별했던 사이.
" 우리도 벌써 이만큼 왔네. " 너는 보일 듯 말듯 미소를 지었다.
" 그러게. 이제 뭐하고 살지? " 이 질문은 우리를 한참..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청춘을 즐길고 있는 우리는 강가에 앉아, 물 위로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봤다.
스물셋, 이 나이는 영원할 것 같았지만, 너무나도 짧았다.
바람이 불어 머리칼을 흩날리듯, 청춘도 그렇게 스치듯 지나가는 건 아닐까.
분위기가 물들자.
나는 내 추억을 함께하던 말을 꺼냈다.
" 있잖아.. 나 너 좋아했던 거 알아? "
장난으로 툭. 뱉은 말이었다.
넌 놀란 듯 나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너 좋아했어. 근데 우린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것 같아."
서로 웃으며 고개를 떨궜다.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에 대한 미련이 스쳤지만,
이제라도 웃으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이상하게도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생각했다.
청춘이란 어쩌면 이렇게, 용기 내어 한마디를 꺼내고, 웃으며 보내주는 순간들로 완성되는 게 아닐까 하고.
짧았기에 더 빛났던, 둘만의 청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