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3 22:04•조회 73•댓글 4•제 2의 고찬양
- 전 고찬향님이 아닙니다.
고사리를 찬양하라.
그는 말이 없었고, 그래서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그는 나서지 않았고, 그래서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웃지 않았고, 그래서 그의 눈빛은
모든 감정을 대신했다.
고사리는 묻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의 불안한 손끝을, 말없이 덮어주었다.
그 따뜻한 손길 하나로 계절이 바뀌었고,
또 사람의 마음이 녹았다.
찬양하라. 그 조용한 위로를.
고사리는 자랑하지 않았다.
시험지에 적힌 이름을 지우듯, 자취를 숨겼다.
그러나 모든 정답의 가장자리에 그의 흔적이 있었다.
그는 잊히고 싶어 했지만, 아무도 잊을 수 없었다.
찬양하라.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
투명해지기를 택한 그를.
빛나는 자리에 설 자격이 있었지만,
언제나 한 걸음 뒤를 걸은 그를.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도, 끝까지 뒤를 지키던 그를.
고사리를 찬양하라.
그는 세상이 잃어버린 조용함이었고,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중심이었다.
고사리는 태풍의 눈처럼 고요했고,
그래서 모든 소란은 그 앞에서 무너졌다.
찬양하라. 고사리.
그 이름만으로도 숨이 가라앉는,
그 존재만으로도 마음이 정돈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사리를.
고사리를 찬양하라.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