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07:53•조회 69•댓글 2•미유
"야 !!! "
뒤에서 이안이 소리쳤다.
"왜 너 혼자 가 !! 선민재 !!"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나는 일부러 더 달리기 시작했다.
속도를 조금씩 올릴 때마다 이안은 더욱더 크게 소리쳤다.
곧, 이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뒤를 슬쩍 돌아보니, 포기하고 혼자 걸어오고 있었다.
"푸흡"
"야 !! 웃냐? 선민재!!"
여름이였다.
설이안과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설이안 엄마와 내 엄만
이미 친구였다.
심지어 중학교 동창.
다들 말이 안된다고 하지만 2분을 보면 안될것도 없다.
옆집에 살지만 같이 사는 수준이고 나랑 정이안은
어릴땐 다 같이 해외여행은 물론, 같이 씻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런지 초, 중 학교를 같이 나왔고, 고등학교도
같은 학교인것.
매일매일 같이 등교하고, 같은 학원에, 같은 집에서
같은 밥 먹는 사이. 그런사이다.
하지만 요즘들어 설이안이 바빠졌다.
설이안이 캐스팅 된것이다. 배우로.
처음엔 설이안이 조금하다가 그만두겠지, 했는데 왠일
로 설이안은 꽤나 배우일에 진심이였다.
부쩍 수업도 자주빠지고, 처음에는 설이안을 안봐도
나쁠건 없다고 생각한게 나였는데...
설이안이 없는 나의 일상은 너무나도 어색했다.
하지만 그 어색함은 잠깐뿐이였다. 나 또한 고1 이기에
대학입학에 몰두해야했고, 설이안과는 저녁때 만날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 날 저녁
"야 설이안"
"왜 빨리 밥 먹고 니 집가"
"왜"
"너 자꾸 야구만 보잖아. 나 다른거 볼거라고오 !!"
민재는 TV를 껐다.
이안은 놀란 표정이였다.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큰 눈에 오똑한 코, 누가보아
도 예쁘장한 얼굴이였다. 그러니 캐스팅이 되지.
"야 설이안"
"왜에 !!"
"나 물어볼거있는데"
"뭔데"
"거절 할거야?"
"아 몰라 빨리말해 뜸들이지말고"
"나랑 야구보러 갈래?"
내가 미쳤나보다. 내가 왜 설이안한테? 난 설이안을 좋
아하는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런말을 했을까?"
당연히 거절할거같던 설이안은
"시간되면"
민재는 마음 속으로 몇번이고 소리를 질렀다.
'쟤가 간다고? 나랑? 왜?'
그때 이안이 마침 입을 열었다.
"내일 시간 비는데 너 내일 됨?"
"낸 ..내..일?"
"응"
뜻밖에도 이안이 먼저 약속을 잡았다. 이안이라면
약속 최대한 미루다가 안간다고 하는 앤데.
"그래서 갈거야말거야"
"당연히가져 이안보임 ㅋㅋㅋ"
"야 !!!!"
이안보임은 어렸을때부터 이안이 키가 작았기에 민재
시점에선 이안이 보이지 않아서 생긴 별명이였다.
다음날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날이였다.
이안과 12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11시 55분에 나갔다.
옆집이라 금방 도착하기 때문이다.
한 7분정도 기다렸을까. 이안이 드디어 나왔다.
하얗고 긴치마에 가디건. 그리고 옅은 화장. 누가봐도
이뻤다. 민재는 순간 놀라서 말을 더듬거렸다.
"야 넌 누가 옷을 이,,이따구로 입고오래 ! 그리고 3분 늦
었어 .. !"
"야 옷 입는건 내 맘이야 " 왜인지 모르게 이안의 얼굴이
빨겠다. 하지만 그건 민재도 마찬가지였다.
"야,,야구 늦겠다. 빨리가자"
이안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런 이안을 바라보는 민재는
설렜다.
야구장에 도착했다.
"야 설이안 여기야 자리 !! "
"아 알겠어 !! 치킨만 사서 갈게 "
야구가 시작되었다. 설이안과 나는 같은 팀을 응원하기
에 설이안이 배우를 준비하기 전까지만해도 야구장을
자주 갔었다.
민재가 겁자기 입을 열었다.
"설이안 나 할말 있어."
"뭔데"
민재의 꽤나 진지한 표정과 말투에 이안도 덩달아 진지
해 졌다.
"설이안 나 사실..."
민재가 말끝을 흐렸다.
"왜?"
"나 야구선수 준비하기로 했어."
갑작스러운 민재의 말에 이안은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뭐? 갑자기?"
"응. 얼마전일 이긴한데, 친구들이랑 야구보러갔다가
CJ 엔터스 소속 감독이 스카우트했어. 뭐 딱히 하고
싶었던것도 없고 전에 육상부였으니까 해볼만할 듯."
"그렇게 중요한걸 갑자기?"
"내가 야구선수 준비하는게 왜 너한테 중요할까 ㅋㅋ
사실 이것도 말 안하려했는데 뭐 우린 일명 친구니깐 ㅋ
ㅋ"
서운했다. 선민재하곤 태어날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놀고,먹고,자고하던 사이였다.
근데 이젠 아닌걸까. 내가 배우를 준비하는 것처럼
그 아이도 자신의 삶을 꾸며나가는걸까.
그럼 선민재에 삶에는 내가 없는걸까.
"야 넌 또 왜 심각하냐? 지가 배우할땐 말도 없이 정하고
난 너네 엄마한테 전해 들었는데. ㅋㅋㅋ"
그리고 민재는 한마디 덧붙였다.
"야 !! 야구 보기나해. 나 나중에 저 선수들처럼 유명해
질수 있으니깐 싸인 받아둘래? 내가 넌 기꺼이 해주지
ㅋ"
민재는 장난식으로 말했지만 이안은 장난할 기분이 아
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