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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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5 19:42•조회 45•댓글 0•비수
너는 하늘하늘 아름답다. 투명하고 찬란하며 세상 모든 빛을 머금은 듯 밝다. 네 옆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네 위에 누우면 편안하고 고요하다. 널 살짝 건들면 차르르 하고 몸이 떨린다.


네가 보고 싶은 날에 나는 차를 몰고 집을 나간다. 푸르디푸른 하늘이 네게 비쳐 반짝거릴 때 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져버린다. 부푼 가슴 애써 누르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너는 움직이지 않는다.


항상 이런 식이다. 늘 나만 떠난다. 늘 너만 내 뒷모습을 멀뚱히 바라본다. 늘 나만 널 남겨두고 슬퍼한다. 늘 너만 아무렇지 않은 듯 고요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가장 안심이 된다. 너는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테니까. 비겁하게 달아나거나 날 버리고 떠나지 않을 테니까. 항상 날 마중해주고 바라봐주고 감싸 안아줄 테니까.


이렇게 마음을 달래고 오늘도 안심해버린다. 그 이유를 묻는다면 어릴 적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내게 해주신 말을 들 것이다.


사랑의 힘은 너무나도 강해서 아무도 함부로 하지 못한단다. 내가 네 아빠를 사랑한 건 죄였지만 이렇게 예쁜 네가 눈을 뜬 건 축복이야. 나는 세상을 다 준대도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 내가 널 사랑하기 때문이지.


난 사실 알고 있다. 내가 널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나는 이 세계가 멸망한다고 한들 너를 놓지 않겠지. 네가 날 버려도 나는 널 붙잡고 매달리고 질척거릴 것이다. 넌 절대 내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야.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네가 있을 거라는 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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