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8 14:37•조회 9•댓글 1•하렝 작가♡
짝사랑 리셋 》 3화
개학식이 끝나고,
각자 반으로 올라왔다.
"야 제발… 떨어져라…"
나는 자리 배치표를 보며 중얼거렸다.
"누구랑?"
주아가 옆에서 킥킥 웃었다.
"...알면서 왜 물어."
"김지섭~?"
"...조용히 해."
나는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
자리표를 확인하는 순간,
"...아."
"왜?"
"...망했다."
주아가 고개를 들이밀었다.
"어디 보자—"
그리고 바로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야 미쳤냐"
"왜."
"너 김지섭 옆이잖아ㅋㅋㅋㅋㅋ"
"...하."
진짜 리셋이고 뭐고 다 끝났다.
나는 천천히 내 자리로 걸어갔다.
창가 쪽, 뒤에서 두 번째.
그리고—
그 옆자리.
"오네?"
이미 앉아 있던 김지섭이 웃었다.
"...응."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가방을 내려놨다.
"야 이거 운명 아니냐?"
"...아니거든."
"너 초딩 때도 내 옆이었잖아."
"...기억 안 나."
"에이 서운하게."
그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나는 괜히 필통만 정리했다.
심장이 시끄러워서.
"야."
"...왜."
"너 키 컸다."
"...뭐래."
"진짜로."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머리도 길어지고."
"...관찰 그만해."
"왜."
"부담스럽거든."
나는 툭 내뱉었다.
그런데—
"...아."
지섭이 잠깐 멈췄다.
"미안."
"...어?"
"그냥 반가워서 그랬다."
그 표정이—
조금, 진지해서.
괜히 내가 더 당황했다.
"…아냐."
분위기가 이상해질 뻔한 순간,
"자~ 다 앉았지?"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오늘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하자."
하필 이런 날에.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앞자리부터 시작하자."
한 명씩, 한 명씩.
차례가 다가올수록 숨이 막혔다.
"다음."
"...유서연입니다."
짧게 끝냈다.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그리고—
"김지섭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역시나 밝다.
애들이 다 웃었다.
"다음."
잠깐 정적.
"…한도윤."
고개를 들었다.
교실 뒤쪽.
그가 천천히 일어났다.
"끝."
"...어?"
"야 그게 끝이야?"
애들이 웅성거렸다.
도윤은 아무 말도 안 하고 앉았다.
그때—
잠깐,
눈이 마주쳤다.
딱 1초.
근데 왜인지,
피하지를 못했다.
"야."
옆에서 지섭이 툭 쳤다.
"...왜."
"쟤 좀 신기하지 않냐?"
"...뭐가."
"완전 말 안 하네."
"…그러게."
나는 괜히 다시 앞을 봤다.
"근데."
지섭이 말했다.
"너 아까 왜 그렇게 말했냐."
"...뭘."
"부담스럽다고."
"...그냥."
나는 잠깐 멈췄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그런 거… 안 하려고."
"뭐를?"
나는 웃었다.
"착각."
지섭이 조용해졌다.
"…뭔 착각."
"너 잘해주면, 의미 부여하는 거."
나는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
"이제 안 할 거야."
잠깐 침묵.
그리고—
"…그럼 하지 마."
지섭이 웃었다.
"대신 그냥 편하게 지내."
"...그래."
"우리 친구잖아."
그 말에,
심장이 한 번 꺼졌다.
"…응."
그때였다.
뒤에서 의자가 끌리는 소리.
드르륵—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한도윤.
그가 가방을 들고,
천천히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
그리고—
내 앞자리 의자에 턱, 앉았다.
"…야."
주아가 뒤에서 속삭였다.
"뭐야 이거."
나도 몰라.
진짜로.
근데—
이상하게,
리셋이 더 어려워진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