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3 15:23•조회 41•댓글 1•하렝 작가♡
《 짝사랑 리셋 》
짝사랑 리셋 》 4화
수업이 시작된 지 10분.
나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됐다.
앞자리.
한도윤.
너무 가깝다.
"야."
뒤에서 주아가 연필로 나를 콕 찔렀다.
"...왜."
"앞에 애 뭐야."
"...나도 몰라."
"근데 왜 너 앞에 앉냐?"
"몰라 진짜."
그때—
툭.
책상 위로 뭔가 떨어졌다.
"...?"
검은색 펜 하나.
나는 고개를 들었다.
앞자리.
도윤이 아무렇지 않게 칠판을 보고 있었다.
"...이거."
내가 작게 말하자,
그가 대답했다.
"떨어뜨린 줄."
"...나 아닌데."
"그럼 써."
"...어?"
"잉크 잘 나와."
그 말만 하고 끝.
"...뭐야 쟤."
뒤에서 주아가 속닥거렸다.
"몰라."
근데—
나는 그 펜을 그대로 쥐고 있었다.
괜히.
—
점심시간.
"야 급식 ㄱㄱ"
주아가 나를 끌었다.
"어어."
우리는 급식실로 내려갔다.
사람이 미친 듯이 많았다.
"아 짜증나 줄 왜 이렇게 길어"
"오늘 메뉴 뭐냐."
"몰라 맛없으면 울 거임."
그때—
"야 서연아."
익숙한 목소리.
돌아보자,
김지섭이 친구들이랑 서 있었다.
"같이 먹을래?"
"...어?"
"자리 맡아놨는데."
주아가 바로 내 옆구리를 찔렀다.
"가자."
"...야."
나는 끌려가듯 따라갔다.
지섭 옆자리.
자연스럽게 앉게 됐다.
"야 너 매운 거 먹냐?"
"응?"
"이거 좀 맵다던데."
"괜찮은데."
"오~ 잘 먹네?"
그는 계속 말을 걸었다.
평소처럼.
아니—
평소보다 더.
"야 김지섭 너 얘 좋아하냐ㅋㅋ"
옆에 있던 애가 웃었다.
"...뭔 소리야."
지섭이 웃으면서 말했다.
"초딩 친구야."
그 말.
아까 들은 거랑 똑같은데—
왜 또 기분이 이상하지.
"야 근데 너네 진짜 오래됐네"
"7년."
주아가 대신 대답했다.
"와 오래 간다."
나는 그냥 밥만 먹었다.
말 안 하고.
그때—
"여기 자리 있어?"
낮은 목소리.
고개를 들자,
한도윤이 서 있었다.
"...어?"
지섭이 말했다.
"어 앉아."
"...여기?"
"응."
도윤은 잠깐 나를 봤다.
그리고—
내 맞은편에 앉았다.
"..."
분위기가 묘해졌다.
주아는 이미 입꼬리 올라갔고,
나는 그냥 밥만 봤다.
"야 너 말 좀 해라."
지섭이 도윤을 쳤다.
"왜 이렇게 조용해."
"할 말 없음."
"아니 그래도."
"밥 먹는 중."
"...와 얘 진짜 뭐냐ㅋㅋ"
애들이 웃었다.
그때—
"야."
도윤이 나를 불렀다.
"...어?"
"그거 먹지 마."
"...왜?"
"매움."
"...괜찮—"
"아까 못 먹는 표정이었음."
나는 멈췄다.
"...봤어?"
"응."
짧게.
아무렇지 않게.
근데—
심장이 이상하게 뛰었다.
"야 뭐야."
지섭이 웃었다.
"언제부터 관찰했냐."
"...그냥 보였음."
"수상하다?"
"...아님."
도윤은 다시 밥을 먹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근데—
"야 너 물."
지섭이 내 앞에 물을 밀어줬다.
"아까 맵다며."
"...아냐 괜찮—"
"마셔."
나는 잠깐 멈췄다.
그리고—
조용히 컵을 들었다.
둘 다,
왜 이러는 건데.
—
점심 먹고 올라가는 길.
"야."
주아가 나를 붙잡았다.
"...왜."
"너 지금 상황 이해됨?"
"...몰라."
"한 명은 티나게 잘해주고."
"…"
"한 명은 조용하게 챙기고."
"...그만해."
"누구 고를래?"
"...야!"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무슨 선택이야 그게."
"시작인데 벌써 재밌다ㅋㅋ"
"...하."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복도 끝.
혼자 서 있는 도윤이 보였다.
잠깐 멈칫.
그때,
"서연아."
옆에서 지섭이 불렀다.
"같이 갈래?"
나는—
둘 사이에 서 있었다.
"..."
리셋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