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四面楚歌)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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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5 20:53조회 70댓글 2공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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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
죽도록 죽고 싶다.


네가 없는 내 삶은 너무나 위태롭고,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너는 너의 생일날 떠났다.
왜 꼭 그날이어야 했을까.
그 누구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어떤 때보다 행복해야 했을 날인데.


널 보내 놓고 나니 너무 후회되더라.


있을 때 좀 더 잘할 걸.

네가 힘들 때 좀 더 위로해 줄 걸.

너의 마음을 표현할 때 먼저 알아 줄 걸.

그랬다면 달라졌을까.
만약 그랬다면 넌 지금 내 옆에서 웃고 있을까.


너에게 주기 위해 샀던,
전해주지 못한 생일선물이 아직도 내 방 한켠에 남아 있다.


너에게 주고 싶었던 내 마음이,
전해 주지 못한 그 마음이 아직도 내 가슴 한켠에 남아 있다.


가끔은 그립기도 하지만,
가끔은 원망스럽기도 해.


꼭 내 앞에서 죽었어야 했을까.
나에게 굳이 그런 죄책감을 안겼어야 했을까.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도 느낌이 들지 않아. 너 없는 내 하루하루는 무채색이야.


아무리 파란 하늘을 올려다봐도 흑백으로 보이고, 아름다운 꽃을 봐도 흑백으로 보여.


그렇게 점점 내 마음도 흑백으로 시들어가.


내가 아무리 목 놓아 울어도
들어주는 사람 하나 없어.


내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고,
네가 떠난 뒤 폐인이 돼 버린 날 정신병자 취급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애들만 있을뿐.


난 이제 사는게 너무 고통스러워.


그러니 나도 널 따라 6개월 뒤 내 생일에 갈게.
그땐 네가 웃으며 맞아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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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四面楚歌
ㄴ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외롭고 곤란한 지경에 빠진 형편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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