蝴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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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2 21:42조회 69댓글 4유하계
교주는 웃었다.
교주는 날 보고 울었다.
교주는 나의 구원이였다.
교주는, 교주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___

교주는 인간들을 불쌍하게 여긴다. 미천하고도 불쌍한 우리 인간들의 모든 것을 그 무지갯빛 눈으로 바라본다. 교주는 모든 것을 안다. 교주는 우리의 미래를, 과거를, 현재를. 모든 것을 안다. 그리고 그 미래를 좀 더 낫게, 좀 더 아름답게 바꾸어준다···.

아름다운 죽음.
고통스럽지 않은 죽음.
명예로운 죽음.
따뜻한 죽음.

교주가 선사한 모든 죽음은 마땅한 죽음이다. 죽어 마땅한 인간들이 죽어나간다. 교주의 곁에서 그 모든것을 지켜본다. 고통스럽지 않은 죽음을 선물받은 미천한 인간들은 고마워하기는 커녕 교주를 두려워한다. 교주는 그런 인간들을 또 가여워한다. 그렇게 하나둘씩, 죽음을 선사받을 자들이 늘어난다···.

교주의 과거는 그다지 엄청나지 않다. 교주는 어렸을 적부터 신의 목소리를 듣고, 딱한 인간들의 사정을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그게 다다. 나머지는 신에게 맡긴다. 그럼에도 교주가 대단한 이유는 그 신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 자이기 때문이다. 저 무지갯빛 눈을 보라. 오오, 교주여······. 당신은, 당신은···.













?

교주에게 죽음을 선사받은 자들은 그 시신을 찾을 수 없게 된다. 교주의 말로는, 교주와 영원을 함께하게 된다고들 한다. 그야말로 완벽한 죽음이 아닌가! 아아, 나도 죽어서 교주와 영원히 함께할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교주에게 죽음을 선사받은 자들은 분명 행복해야한다. 그런데 왜, 어째서, 인간들은 왜 교주를 멸시하는가. 인간들은 왜 교주를 두려워하는가. 인간들 중 그 몇몇은 왜··· 교주를 죽이려 드는가?

아아, 우리의 완벽한 교주이시여—!!

우리의 교주는 상냥하다. 우리의 교주는 다정하다. 우리의 교주는 아름답다. 우리의 교주는 마음이 넓다. 우리의 교주는 우리를 구원한다. 우리의 교주는 우리의 교주는우리의 교주는우리의교주는우리의교주는우리의교주는우리의교주는우리의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교주는···

그런 교주를 죽이려하는 자는, 왜 교주를 죽이려 드는가? 왜? 왜? 왜? 어째서? 어째서지? 어째서 교주를 죽이지? 우리의 완벽한 교주를 왜? 어째서? ······아! 알았다. 교주의 힘이 부러워서야. 구원받고 싶어서야. 교주의 힘을 가지고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그간 한 짓들을 모두 정당화하기 위해···!! 추악한 인간들은 교주를 탐한다. 그 추악하고도 멍청한 인간들마저도 교주는 그들을 포용한다. 과연 그는 교주다.

교주에게 선사받은 죽음은 가히 예상할 길이 없다. 그럼에도 나는 분명히 안다. 그 죽음은 명예로우며, 아름답고, 또 고통스럽지 않고··· 상냥하고, 따뜻한··· 그런 죽음이다. 위대한 우리의 교주가 선사한 죽음을 마지막까지도 부정하며, 우리의 상냥한 교주를 없애려든 자가 하나 있다. 그 추악하고, 멍청하고, 또 교활한 나비 두 쌍은— 날카로운 날갯짓으로 아름다운 부채의 팔에 금을 내었다.

금이 간 부채는 필요 없어진다.
필요 없는 부채는 버려져 마땅하다.
우리의 교주는 버려져 마땅하다.

나는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버려진 교주 따위를 믿어야 하는가? 아아, 교주시여. 어쩌면 당신은 이 마지막까지도 예상했기에 날 밀어내신걸까요······. 한 가정의 장으로서 나는 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유리 위에 놓인 행복을 위해 아등바등 일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슨 힘이 났는지 행복을 향해 달리다보면···.

유리다리는 깨지기 마련이다.


쾅 — !!


교주와 나는 영원을 함께할 수 없다.
교주가 마지막으로 선사한 죽음은 나의 것이었다. 그 죽음은 무엇보다도 매혹적이었고, 중독적이었으며··· 고통스러웠다. 언제나 희망에 그리던 내 행복은 어디갔는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교주와 영원을 함께하기엔 너무 늦었다. 영원이라기엔 끝이 정해져있는 결말이였다. 영원은 없다. 교주 또한 없다. 신 또한 없다. 그렇다면 고통 없는 죽음도 없다. 내가 그동안 믿어왔던 모든 것은······

없다.

나 또한,




없다.

무의 상태로, 돌아갈 뿐이다···.


___


앞으로자주올리겟습니다앞으로정병글안쓰겟습니다
https://curious.quizby.me/Yu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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