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심장에 선율을, 그리고 그끝엔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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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9 17:26조회 34댓글 0츠유
[001] 그대의 심장에 "잔향"을!

「본래,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

내 이름은 이안.
트라우마로 인해 감정을 말로, 표정으로, 행동으로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소년.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다니,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겼고,
결국엔 나를 피하게 되었다. 어쩌면 그게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없는 감정이 점점 더 옅어지고, 마침내 사라져가는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아니, 어쩌면 이끌리듯 한 폐허가 된 극장을 발견했다.

"...연극, 본 적도 없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데."

하지만 묘하게도 그날은 달랐다. 그냥 궁금증인거 같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낡은 문을 열었다.

끼이익—

오래된 경첩이 거칠게 울고, 먼지가 공중에 흩날렸다. 자연스레 재채기가 나왔다. 코끝이 간질거렸다. 나는 조용히 문을 닫고 어두운 복도를 따라 걸었다.

"...응? 뭐지, 여긴?"

그렇게 걷다 보니, 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무대도 객석도 아닌, 어딘가 비밀스럽고 외딴 느낌의 작은 방이었다. 그리고 그 방 한가운데—

"...피아노?"

낡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기품이 남아 있는 피아노 한 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런 곳에, 피아노라니. 이상했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손끝으로 표면을 쓸어보았다. 차가운 감촉, 그리고—

"...뭐지, 이건?"

손가락에 걸리는 작은 감촉. 나는 그것을 떼어냈다. 포스트잇이었다.

"...이런 곳에 포스트잇?"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폐허가 된 극장, 그 안의 작은 공간, 그리고 피아노. 그 위에 놓인 포스트잇 한 장. 마치 누군가 일부러 남겨놓은 것처럼.

"…뭔가 적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천천히 글자를 읽었다.

'그대의 심장에 감정을, 그리고 그 끝엔 자유를.'

잠시 숨이 멎는 듯했다.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문장은, 이상하리만치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이런 극장에, 이런 공간에, 이런 문장이라니."

누가, 왜, 이런 걸 남긴 걸까. 나는 곰곰이 생각했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수수께끼 같았다. 어쩌면 이곳 자체가 미스터리일지도 몰랐다.

"..."

나는 포스트잇을 주머니에 넣고 조용히 극장을 빠져나왔다. 여기서 계속 고민한들, 저무는 해만 바라보게 될 뿐이었다.

"내일, 다시 와보자."

혼잣말처럼, 그러나 어딘가 결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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