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리링ㅡ “으아아” “탁” 신음 소릴 내며 신나게 울리는 알람을 껐다. ‘3시 42분 7월 29일 화요일’ 아직 이른 새벽이다. 고요함이 내 손끝에 느껴진다. ‘아침 산책이나 다녀올까’ 이슬이 맺힌 창문을 보며 중얼거렸다. “툭” 대충 옷을 걸치고 집을 나왔다. 시원하고 푸르른 풀 냄새가 내 폐안으로 깊이 들어왔다. “후…하…” 심호흡을 하고 무작정 뛰었다. ◌◌◌ ‘5시’ 시간을 확인한 나는 집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편의점을 들려 1500원짜리 초코우율 사먹었다. “호로록” 끝까지 다 먹고 나니 현관문 앞이었다. “띠띠띠띠 드르륵” 비밀번호는 모르지만 손이 외우고 있다. 이러는 내가 그저 신기할뿐. 집으로 돌아온 나는 풀썩 침대에 누워 폰을 봤다. ‘같이 갈거지?’라는 서로의 톡에, “톡톡” ‘먼저가’라는 톡을 써내려 갔다. 지극히 평범한 하루하루지만 나에겐 모두 소중하다. 난 시한부니까. 중2때 폐암 진단에 이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살 날이 벌써 일주일 밖에 안 남았다. 내가 죽었을때 누구든 슬퍼하질 않길 바래서 일부러 차갑게 대하는건 사실이다. “…학교가자” 거울을 보고 내 자신에게 말했다. ◌◌◌ “저 새벽아 이거 먹을래?” 선의를 건네는 아이에게도, “괜찮아” “뭐해? 놀자!” 다정하게 얘길거는 아이에게도 “너희끼리 놀아 난 괜찮아” 상처는 주지 않되, 열심히(?)피하는 중이다. 엄 불편한게 있냐고? 가끔 숨쉴때 아픈거 말곤 딱히 없다. 어느정도 아이들이 날 피하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 D-day 아프다. 그냥. 진짜 그냥 아프다. 몸도, 마음도. 내가 거릴 뒀다 하지만 막상 보니… 이런 기분을 쓸쓸하다 할까…? 옥상으로 올라갔다. 병으로 죽고 싶진 않아서. 차라리 나 스스로 죽는게 나을것 같아서. “…어라” 사람이 있었다. 내 또래로 보이는, 키가 큰 남학생. “…” “…뭐하러 왔는데” 남학생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알아서 뭐하게” “엄 그건 맞지. 그럼 내가 맞혀볼까?” “그러던지” “자살하러 왔지” 엄.. 틀린말은 아닌데 스스로 죽는걸 자살이라 정확히 말하니 좀 무섭긴 했다. “뭐 스스로 죽기 싫음 말해.” “어떻게 하게” “밀어주게” “…?” 너무 당황스러운걸. “안녕” 갔다. 아니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