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7 01:09•조회 47•댓글 1•taki.
머리가 시리도록 아픈 계절이다. 영원의 계절이 순환했다.
숨이 턱, 막히도록 시야가 흔들리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날이 내 앞으로 숨죽여 날 찾아온다.
부유하는 허물없는 감정 속 그 모든 것들이 찾아왔다. 검음이 묻은 시간에 나 몰래 쏘아올린 것들이 공중에서 제 좋을 대로 찢어져 사라진다.
그렇게 난 결단코 피할 수 없는 저주를 맞이한다.
멋대로 박동질하기 일쑤고 내려오는 열기에 눈을 감고 싶은 날들이 쌓여간다. 참으로도 바다에 빠지기 좋은 날이다.
그가 찾아왔다.
그가 날 찾는나는 그가 없을 때 그를 그린다. 그를 그리기만 한다. 역설적이게도 그가 찾아오지 않았으면 한다. 멀리 도망쳐버리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함께 숨이 다하는 그 마지막 순간과 죽음 속에서도 함께이길 바라는 뒤틀리고도 기괴한 욕망에 나는, ......
한걸음 한걸음씩 내게 가까워질수록 전두엽은 태엽이 빠져 제 기능 다하지 못하고 죽을 준비를 해 나아간다.
사랑하는 해마는 망각을 습관화하고 나의 심전부는 그저 열기를 내뿜을 뿐이다. 사랑하는 그에게 나는 사랑을 허락하고 싶지 않다.
나를 잡아 먹는다. 내가 잡아 먹힌다.
내 옷 한 결이 벗겨진다. 생채기 여럿 나있는 곱지 못한 피부가 부끄러워 애써 손으로 제 몸을 가리기 바쁘다.
신화 같은 상황에 나만 어울리지 않았다. 차라리 내가실존하지 않았으면, 눈 감고 소원 빌어 보는 헛된 행동을 행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뜨겁고도 긴 손톱이 나를 스쳤다. 환각 속에 상처가 새겨졌다. 그렇게 목덜미 잡히고는 입속에 방치되었다.
검댕 괴물의 입에 내가 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날것의 내가 그 안에 존재한다. 어둡고 습하고 축축하고 역겹고 토악질나는 냄새가 나를 둘러쌌다. 멀고도 매끈한 식도 끝에 위치하고 싶지 않았다. 더위와 지독한 악취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악취가 제게서 나는 것인지 아닌지는 차마 분간할 수 없었다. 처참하고도 냄새나는 영혼을 어찌 분간할까 싶은 자기혐오가 스스로를 짓누른 결과값이다.
나는 지금 그에게 삼켜졌다. 살갖이 따가웠고 나는 우울해졌다. 희망 따위 바라지도 않는 자신에게 향한 연민이 생성한 우울일까.
그렇게 아늑하게 그곳에서 잠들고 싶지만 참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다. 잠에 들면 꼭 깨어나는 것이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