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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럽코입니다 여러분 절대 어두운 세계관이 아닙니다 꿈과 희망이 가득해요~ ^^]
- … 예?
- 파혼하자고 하는 거 아니었어요?
- 아니, 그니까 맞긴 한데…
이게 왜 이렇게 쉽게 끝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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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을 결심하고 3일 후, 실비아 쪽에서 먼저 날 찾아왔다. 장미를 닮은 붉은 머리와 반짝이는 보랏빛 눈. 악녀라는 타이틀과는 맞지 않게 장식을 최대한 뺀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드레스까지… 내 친구는 어쩌다 이런 캐릭터를 악녀로 설정한 거지?
- 저기요. 오늘 할 얘기가 분명 있을텐데.
- 아! 아…
잡념을 치우는 눈앞의 또렷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그녀를 바라봤다.
- 파혼은 뭐, 당신이 원하는 대로 진행하죠. 돈이 필요해서 그러는 거라면 돈은 제 선에서 얼마든지…
- … 예?
- 파혼하자는거 아니었어요?
- 아니, 그니까 맞긴 한데…
생각보다 무덤덤한 그녀의 태도에 의문이 생겼다. 분명 원작에서 실비아가 칼릭스를 죽인 이유는 비앙카에게 청혼하기 위해 파혼하자고 했단 걸 알고 분노에 차 저지른 살인이 아니었던가? 아니, 아니다… 내가 본 건, 독약을 마신 실비아…? 음… 역시, 이상하네.
두번째 떠오른 모호한 상황을 옛날에 한 망상이겠거니 하고 그녀에게 말했다.
- 그렇게 순순히 승낙해줄 줄은 몰랐네요.
- 그야 비앙카 양은 그쪽을 사랑하고, 그쪽도 비앙카 양을 사랑하고요? 지금 결혼해서 얻을 게 그리 많지는 않아서요.
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
- …
- 이야기가 끝났다면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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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내가 아는 원작은, 소꿉친구인 데이브와 비앙카가 서로 사랑하고 서브 남주인 나, 칼릭스는 그저 그런 외사랑을 하는 흔한 소설인데.
- 비앙카가… 나를? 어째서?
숨겨진 속내라든가 불가피한 이유가 있었다면 원작에 진작 나왔을 터, 하지만 원작 소설에 그러한 언급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 … 대체 왜?
아무래도 이거, 일반적인 회빙환은 아닌 것 같고… 지금 이 소설에선 빙의자인 나조차도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는 감각, 그러니까 불길한 기운이 스쳤다.
- 나… 살아남을 수 있겠지?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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