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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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7 15:46조회 83댓글 1익명 작가
그대를 떠올리면, 한때의 따스함보다
지금의 상처가 먼저 스며듭니다.
내가 기댔던 어깨는 더 이상 없고,
나를 웃게 하던 글도 사라졌습니다.

그대가 남긴 것은 행복이 아니라 공허였습니다.
남몰래 쥐었던 손길은 이제 무겁게만 느껴지고,
그 흔적은 나를 옭아매는 쇠사슬이 되었습니다.

나는 더 이상 그대를 그리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움은 독이 되고,
존경은 허망한 그림자가 되었습니다.

혹여 언젠가 내가 원망 속에서 당신을 불러낸다 해도,
그것이 사랑의 끝이라는 증거일 겁니다.

이제 나는 두렵지 않습니다.
그대를 미워하는 마음조차,
나를 살게 하는 마지막 불씨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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