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서 나는 그 향이 나는 참으로 좋았다.
바라만 보아도 녹아내릴 듯 달콤한 너는 매 순간 만개한 꽃을 닮아 황홀했다.
누구나 사랑스러운 것을 소중히 하는 건 당연하잖아. 매혹된 수많은 자들의 떼 사이에서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좋아하는 것을 닮기 위해 닿지 않는 별을 향해서 손을 뻗었고, 머지않아 그 거리가 너무나 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네가 될 수 없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알 수 없는 안도와 슬픔에 숨이 갑갑했다.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눈에 띄도록 푸른 봉오리는 곧 꽃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그에 비해 주변은 썩은 뿌리가 뒤엉켜 엉망이였다.
일순간, 네 양분이 되어 천천히 마모되는 삶이 역겹다는 생각에 거친 숨을 연신 토해냈다. 나는, 나는, 아프게 썩어가도 좋으니 네가 아닌 잎을 틔우고 싶어.
그 눈물마저 널 향한 비 한 방울이나 다름이 없었다. 전부 무의미한 시기였음을 알아차렸다.
결국에 맞이한 새하얀 꽃잎을 보곤 웃지 않았다. 아름다웠지만, 사랑했지만, 그럼에도 죽도록 미워하던 시절들을 잊을 수 없어서. 죄인의 바스러진 손으로부터 들려오는 박수는 누구의 귀에도 담기지 않고 나의 가슴에 상처로 새겨질 뿐이었다.
역시 나는 너를 사랑한다. 지난 꿈에서 밟아온 붉은 열매의 얼룩이 아직 마음에 선명하지만, 너를 사랑하게 된다는 섭리는 어떤 칼로도 베어낼 수 없어 그저 젖은 눈으로 네 개화를 바라볼 수밖에. 그게 내가 태어난 이유라면 기꺼이.
누군가가 사랑이란 역겹고, 더럽고, 아프고, 끔찍하고, 멍청하기에 아름답다고 했었는데. 정작 역겹고, 더럽고, 아프고, 끔찍하고, 멍청한 것은 사랑이 아니라 나였다.
따스한 봄날과 시린 겨울의 경계에서 나는 영원토록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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