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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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1 20:47조회 29댓글 1@Yu.mi_rrrsx
도시의 밤은 무릎을 꿇지 않는 검은 제왕과 같았다.
하지만 오늘, 나는 그 제왕의 지배를 벗어나 영원한 휴가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창밖으로 흘러나오는 빛은 죽어가는 별의 마지막 잔광처럼 파리했다.
내 방은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된 작은 유리 상자였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이 상자 안에서 '삶'이라는 지루한 보드게임을 혼자 해왔다.
매일 밤, 천장에 비치는 흐릿한 얼룩을 보며 저 얼룩이야말로 나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냉소적인 예언을 되뇌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이 테이블 위에 놓인 한 병의 위스키다. 술을 잘 못하는 나에게 이 독한 액체는 용감한 기사에게 수여되는 황금 성배와 같았다.
물론, 이 성배가 인도할 곳은 찬란한 왕국이 아닌 가장 깊고 안락한 무덤이었다.
나는 병을 들었다. 병목을 타고 흐르는 액체는 투명한 절망처럼 반짝였다.

► "자, 건배. 끝없는 고독과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평화에."

첫 잔을 들이켰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불덩이는 죽어가는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잔혹한 선물 같았다.
하지만 그 불덩이가 식자, 나는 비로소 모든 것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꼈다.
술잔을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했다.
나의 정신은 안개 속을 걷는 듯 몽롱해졌고, 어깨를 짓누르던 삶의 무게는 솜사탕처럼 녹아 사라졌다.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까 그 흐릿한 얼룩이 이제는 우주를 품은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환영으로 변했다.

► "재밌네. 결국 끝에 와서야 아름다워지는구나.."

어둠 속에서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오래된 시계가 마침내 멈추기 직전에 내는 톱니바퀴 소리같았다.
숨은 가늘어졌지만 그 숨결 하나하나가 마지막으로 부르는 평화의 노래 같았다.
기억들은 흐릿한 그림자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슬픔도 기쁨도 없이 그저 오래된 흑백 영화의 필름처럼.

나는 서서히 잠에 취해갔다.
이 잠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해구 같았다. 나의 몸은 그 해구 속으로 천천히 침잠했다. 마침내 모든 것이 멈추었다.
세상은 여전히 시끄러웠지만 나에게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불면의 밤은 끝났고 그 대가로 나는 영원하고 완벽한 휴식을 얻었다.

이것은 가장 고요하고, 가장 달콤하며, 가장 흥미진진한 삶의 '탈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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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i_rrrsxe 오늘의 멘트👋🏻⎦⤏
안녕하십니까. 새로운 닉네임으로 소설계에서 활동하게된 유미래입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미래를 그려 나아가고 싶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친하게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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