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해진 세상 속 발을 내디뎌보았다. 놀라울 정도로 조용해진 세상은 빛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세계는 황금처럼 바스러지는 노을도 포근한 사랑도 부서진 채 아득함만 남았다. 시간의 흐름도, 불빛의 화려함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직도 파악할 수 없는 너의 마지막 음성은 잔향도 느낄 수 없었다. 어쩌면 느끼고 싶지 않은 걸까? 고요한 세상은 잔혹할 정도로 칠흑 같았다. 내 마음대로 만들었던 세상은 색채 하나도 빠짐없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너의 눈으로 밝혀진 세상을 다를까? 틀에 갇혀져 영원히 우리에서 나오지 못하는 너와는 다르기를.
우리라는 말이 영원으로 남기를 바라지는 않아. 시작부터 끝까지 절망은 우리를 얽히고 설키게 만들었던 말은 이제 찬란히 조각난 채 1000가지의 조각으로 흩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시렵고 오묘했던 시간은 알아볼 수 없도록 모두 다 짓밟은 채•••. 너라는 말도 이별이라는 봉지에 담은 채 저 멀리 날려버릴래!
재밌는 잔혹동화보다는 찬란했던 끝을 맞이한 우리처럼 잔해 하나도 남기지 않으려 해. 두 눈마저도 가렸던 너를 완전히 없앨 거야. 타버린 재처럼 보이는 너이기를! 이 상황을 주도했던 너는 사라졌으니•••. 이제 우리의 이야기는 아무도 모를 거야. 평범한 연인과는 다르고 잔혹한 연인으로 정의하기 어려울테니.
아주 극적인 전개로 이름을 떨칠 너니까. 어쩌지? 이제는 내가 시작한 짜릿한 복수극으로 너의 자리를 대신할테니까. 너의 자리는 공석이란 말이 쓰일틈도 없을거야. 너의 영원한 줄 알았던 명예는 내가 담아낸 말들로 대체될 거야.
아, 혹시라도 미안할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마. 나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너의 연극은 커튼콜도 없이 사라질테니. 이제부터는 너가 연출자가 아닌, 나만의 커튼콜이 열릴테니. 박수로 환영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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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뇌를 빼봤습니다. 허허•••. 아무튼 월요일도 힘내시기를!
⍣ 작가의 큐리어스
https://curious.quizby.me/zs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