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격검인데 네가 왜 맞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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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1 19:30조회 30댓글 2Ehfkd
[프롤로그]
*본 소설은 실제 ‘해동검도‘ 를 중심으로 쓴 이야기이며
실제 격검,검법,기본기 등의 이름을 사용하였다는 것 참고해 주십쇼*

“해동-”
나는 평소처럼 가볍게 인사를 하고 도장으로 발을 들였다.
한여름인데도 에어컨은 틀지 않는 관장님 탓에 후끈후끈한 공기가
벌써부터 내 이마에 땀방울이 맻이게 했다.
“관장님 에어컨 틀어 주세요오-”
“더워요 관장니이임”
주변에서는 아이들이 도장 바닥에 퍼질러져 녹아내리는 시늉을 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풉-”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이 들었을까 머리를 긁적이며 탈의실로 들어갔다.

“심상격검 1번- 준비- 발도!”
검도의 꽃이라 불리는 격검 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상의 적을 떠올리며 대련하는 것이다.
비록 진짜 검은 아니지만
나는 내 검이 진짜 검이며,
내가 베고 있는 것은 공기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검을 휘둘렀다.

서걱-
“…?”
어디선가 들려온 소리에 나는 중심을 잃고 털썩 넘어졌다.
나는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어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주위를 둘러보다
허공에서 붉은색 액체를 흘리는 실루엣을 보았다.
“…뭐야.. 환각인가? 나 그렇게 열심히 안했는ㄷ”
나는 중얼거리다가 실루엣이 내던진 검에 맞을 뻔 했다.

“흐익! 뭐야!”
너무 놀란 나머지 크게 말해버렸다.
같이 수련하던 수련생이 날 이상하단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선배, 환각이라도 보이는 거에요? 맨날 나오시더니 그럴 만도-”
“뭐라는거야 꼬맹이가- 아니거든? 착각… 일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털썩 앉았다.

그나저나 환각이라면 진작에 사라졌어야 할 검은 실루엣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환각인걸 알지만 궁금한걸 참을 수가 없어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 가보니 실루엣이 더 명확해지며 어떤 남자아이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 아이가 흘리고 있는 검붉은 액체는, 역시나 피였다.
”…. 아 나 진짜 미친건가 이런게 왜 보여..“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곁눈질로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 너야? 날 이 꼴로 만든게 너냐고.“
나는 그 목소리에 흠칫 하며 고개를 돌렸다.
”환각에 환청까지… 와 나 진짜 미친건가? 병원 가야돼는건가?“
자신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딴소리만 하는 내가 못마땅 했는지
그 아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더 큰 소리로 말했다.
”환각이니 환청이니 그런건 모르겠고! 네가 뭔데..“
그 아이는 분노 때문인지 상처 때문인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내 도복 끝자락을 붙잡았다.

”뭐야! 이거 놔, 놓으라고!“
그 순간, 환각이였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바로 그 아이가 붙잡은 내 흰 도복 끝자락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는 그때 퍼뜩 여기가 도장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어서 관장님한테, 아니 누구한테라도 도움을 청해야 한다.
“관장님! 관장..님?”
그러나, 나는 어느 순간 검은 연기로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
혼자 서있었다. 아니 그 아이만 빼고
”…. ? 아니 진짜 뭔데“
”네따위가.. 네따위가..“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 없다는 듯
그 아이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 눈 앞에서 스르르 사라졌다.
정말 뭘까. 쟤는. 혼자 할 말만 다 하고 없어지다니.

그 순간 안개인지 무엇인지 모를 검은 연기가 사라지며
순식간에 내 시점이 바뀌었다.
눈을 뜨자 수련생들과 관장님이 날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기절이라도 한건가.
“… 에? 뭐야 나 왜 여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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