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영: 殘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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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7 19:50조회 65댓글 5청월: 靑月
가늘게 부서진 빛무리가 허공에 흩어지고
그대 이름은 이내 바람 속에 스며들어요.
메마른 한숨처럼 사라지는 아지랑이,
손끝에 닿으려다 이내 멀어지는 잔영.

밤이 깊어가도 차가운 심장은 영원히 겨울.
잊으려 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그림자.
내 모든 길은 이제 그대를 향한 미로가 되고
출구 없는 방황 속에 홀로 헤매죠.

얼어붙은 기억 속에서, 그대는 언제나
찬란했던 순간으로, 너무나 완벽한 환영으로.
이 고통은 어쩌면 그대 사랑의 증표일까.
부러진 날개를 품고 끝없이 추락하는 꿈.

내 안에 고인 눈물이 마르지 않는 강이 되어 흐르죠.
붉은 피가 서서히, 모든 생명을 잠식해요.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 입술은 이제 없지만,
간절히 바라요. 단 한 번만 더, 나의 멜로디를 들어줘요.

이 모든 잿더미 위에서, 다시 타오를 수 있을까.
단 한 순간이라도, 그대에게 닿을 수 있을까.
아니, 그저 이 어둠 속에서
나를, 기억할 단 하나의 빛이 되어줘.

돌아와 줘요 부디, 단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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