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어떻게 달라지질 않냐. 이해 좀 해주면 안 돼?
비 오는 거리에 서 어깨가 축축하게 젖어갔다. 어깨와 함께 우리의 관계 또한 축축해지는 듯했다. 잔뜩 찡그린 얼굴 사이로 읽기 어려운 감정이 스며있었다.
‐ 그건 내가 할 말 아니야? 왜 달라지질 않아..?
갈등이라는 작은 불씨에 스트레스라는 장작을 던져 싸움이라는 화재가 되었다. 아무리 진화해 봐도 불씨는 다시 고개를 들어 타올랐다. 노력으로 끌 수 없는 불이었다.
‐ 이럴 거면 차라리 헤어지던가. 내 생각을 하긴 하고?
가슴을 후벼 파는 느낌에 숨을 죽였다. 널 미워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나이기에 차마 널 내칠 수 없었다.
‐ ... 미안해, 그러니까.. 난...
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차가운 말을 내뱉고도 결국 다정해지는 네 손길이 증오스러웠다. 내가 고개를 숙이자 너의 우산이 천천히 내 쪽으로 기울었다.
‐ 넌 뭐.
나는 참 한결같았다. 네게 던질 수 있는 모진 말은 케이크와 같았다. 부드럽고 걸쭉해 타격 하나 없는 바보 같은 말.
‐ 싫어. ..왜 내 맘을 몰라, 바보야.
나는 죽도록 증오하지만, 죽도록 사랑하는 너의 품에 안기는 것 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얼렁뚱땅 어색하게 끝나는 싸움이 입숙해질 지경이었다. 모든 불길의 끝에 결국 네 손이 내 등을 토닥였다.
| 사랑에 지쳤지만 포기는 할 수 없는 나와 너
NMIXX - SPINNIN' O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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