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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미안해!

부딪힌 나를 보며 다정을 내밀은 너는 내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항상 눈부시게 빛나며, 누구보다 경이롭던 너는 마치 햇살 같았다. 그림자가 드리운 나라는 존재마저 비춰주고, 곧이어 모두를 그 완벽에 빠지게 만드니. 그 모두라는 것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내게서 피어오르는 사랑에, 덧없을 진심에. 나는 너를 꿈꾸었다.

그것도 잠시, 얼마나 지났을까. 다른 이 옆에서 웃고 있는 네가 보였다. 그에게도 다정은 여전했지만, 누구보다 특별할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렇지만 결코 나는 네게 실망을 논할 수 없었다. 이미 존재했던 싹튼 그 마음에 재를 뿌릴 권리가 없었으니,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머릿속에서는 분명히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왜일까, 이 마음은 대체.

나는 오히려 네 인생에 더 끼어들었다. 다양한 것에 함께하려, 조금이라도 네 눈에 띄고 싶은 그 마음에. 무의미 하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두렵던 사실에 등을 돌려 나는 너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 그… 아직 있었구나?

나는 유치했다.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인데, 또 다른 가능성을 믿었던 것인데도. 나는 매우 유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감정에 너를 떠나보낼 수 없었다. 너는 여전히 눈부셨고, 아름다웠기에.

- 아니야, 아무것도 못 봤어.

뻔하디 뻔한 거짓말. 그리고 희미하게 웃던 네 눈에 내가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절망에 빠뜨렸다. 외면하고 보지 않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참 싫은 일이었다. 겨우 눈을 가린 존재가 그 앞을 직접 보게 된 것만 같은 일이니까.

나는 이대로도 만족했다. 다른 이 옆에서 웃는 너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너는 웃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는 이 마음은 진심이었다. 어떤 일이든 행복해주었으면 해서. 나는 네 행복의 영원을 바라고 있었다.

_ 그림자 속 서브주인공의 운명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