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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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8 18:10조회 21댓글 0해온
| https://curious.quizby.me/URZ8…

여름이 오고서야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모두가 여름은 아름답다고 떠들던 날 속에서, 나는 이 여름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없었다. 무더위 속의 계절이 바람에 흩날리는 그들은 늘 그러하였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리가 없는 사람들 속에 나는 늘 매번 포함되어서는.

- 조금 슬플지도 모르겠네.

첫사랑은 참 잊을 수도 없는 존재였다. 기억을 온전히 도려낸다 한들 새롭게 자리 잡을 존재. 그것은 인생의 꼬리표로 들러붙기에 충분하였다. 첫사랑을 마음 속 고이 품던 시절은 너에게도 나에게도 순수한 시절이었으니까. 이제 와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그 순간은 누구나 어리숙하기 짝이 없었다. 완전히 성장하지 못하여 자라나고 있을 시기. 그런 시기에는 모두가 어색할 따름이었다. 그 과정에서 경험으로 성장하는 게 우리였을 지언데. 그 속에서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붙어 나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때 묻지 않은 순결한 네가 나의 첫사랑이었기에. 지독할 만큼 너를 꿈꾸었던 내가 순수하였기에. 이 반복되는 추억은 나와 공존하는 것이겠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리움을 그리고 꿈을 되새기는 것에 대한 반복이 이어지기 충분했을까.

너와 영원하기를 바랐다. 함께, 그게 얼마나 깊은 골의 소원이라고. 이제 와 내게 남은 영원은 첫사랑인 너를 기억하는 것 뿐이었다. 너도 그럴까? 나처럼 첫사랑을 그리워할까.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찾고 있을까.

너도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자각하고 있을까.

_ 첫사랑의 그리움은 마음 한 켠에 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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