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6 14:09•조회 124•댓글 11•hxn
- 나 이제 네가 두려워, 무섭다고.
- 이게 네가 그리도 좋아하는 사랑이야?
- 이게 우리가 사랑해야 할 이유야?
나는 그 더러운 곳에서 떨던 널 기억해,
구역질 날 정도로 깨끗한 너를.
백번이고 너를 구원해 봐도,
너는 나에게 절대 손을 내밀지 않았잖아.
먼저 해맑게 웃은 건 너면서.
연한 갈색 곱슬머리와 그 위에 묻은 더러운 피.
거의 찢어지고 부서진 너의 니트와 함께,
너는 이미 충분히 더럽혀져 있었어.
죽여버렸어, 모두.
나는 이미 너를 그리도 탐하고 있었으니까.
- 내가 죽도록 끔찍하다고?
피 묻은 내 장갑을, 그 속의 내 손을 잡은 건,
너야.
먹먹한 모텔에서 널 데려 나왔고
너무 밝아 네 눈을 가리며 입술을 맞대었어.
내 손 틈으로, 네가 눈가를 찌푸리는 게,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어.
너는 나를 증오해, 변명할 틈 없이 선명히.
하지만 나는 절대 너를 놓을 수 없어.
계속, 어쩌면 평생을 미움받아도 좋아.
내가 먼저 너를 좋아했으니까.
너에게 위로받았고, 기대었으니까.
이건 나의 죗값일 거야.
- 도망가지 말아 주라 ···
- 나는, 나는 네가 없으면 ···.
- 손 치우고 꺼져.
나를 보며 울었다, 증오의 눈물이었다.
나의 선명한 순애여.
나는 다시 널 구원할 거야, 영원히.
부디 그때는 너도 날 사랑하길.
나에게 울고 울어 목이 막혀 말을 삼키길.
_ 혈향이 지워질 때쯤 영원을 갈망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