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역사 교과서에선
“헬레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 하지만,
나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름다움 하나로 모든 걸 내팽개치다니.
그 짧은 유혹이 수천 년 전 전쟁의 시작점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한심했다.
헬레네, 네 반짝이는 얼굴에 사로잡힌 건
네 허영심일 뿐이었다.
익숙한 손길과 묵묵한 신뢰 대신 파리스의 달콤한 말에만 마음을 기울인 네 이기적 선택이 정말 안타깝다.
그 뜨거운 눈빛 뒤에선 진짜 사랑이 아니라
피상적인 환상만 흘러나왔을 테니까.
파리스, 넌 그녀를 진심으로 원했나.
여름이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장난감으로 대하며,
헬레네의 목숨을 갖고 논 건 아닐까.
그 허울 뿐인 열정 때문에 무수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어야 했다는 현실을 생각해본 적은 있나.
메넬라오스, 네 이름이 말할 때마다
나는 가슴이 저며온다.
네가 쌓아 올린 신뢰는 전쟁보다 강한 기둥이었어.
부디 기억하라.
진짜 사랑은 한순간의 눈부심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걸.
-By 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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