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갈래" - 프롤로그**

어두운 하늘 아래, 작은 바람이 정원을 스치고 있었다. 그곳에 서 있는 건 율리였다. 그녀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었을 감정들이 오늘은 너무 깊이 스며들어 와서 그녀를 잠시도 편하게 하지 않았다.

엘리아 가문, 그녀의 집. 이곳에서의 삶은 한때 안정적이고 편안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며, 친구인 엘바와 함께 자라면서 자연스레 세상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정'이었다. 엘바와의 우정은 그녀의 삶에서 모든 것이었고, 그 누구도 그 우정을 방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뭔가 달라졌다.

그의 존재. 캐빈. 엘바의 동생이자, 자신이 언제부터인가 의식하게 된 그 존재. 그가 다가올 때마다, 그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떨림을 느꼈다. 그저 친구로서의 감정일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다독여 보았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미묘한 변화, 그 눈빛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감정은 그녀를 당황하게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리티. 집에서 일을 도와주는 조용한 청소부, 리티의 존재가 또 다른 질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누구일까? 왜 항상 고요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일까? 그리고, 그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율리는 이제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졌다. 엘바와의 우정, 캐빈과의 관계, 리티의 미스터리까지, 그녀는 그 모든 것을 하나씩 풀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그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나, 너에게로 갈 수 있을까?" 율리는 혼잣말처럼 속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의미는 너무나도 복잡했다.

갈림길에 서 있는 그녀. 그 길 위에,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혔다. 어느 길을 택하더라도, 그녀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곳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