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 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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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0 21:26조회 33댓글 3@UX2mau
이것이 우연인지 아니면 스스로 만든 필연인지 소인은 알 수 없사옵니다.

나으리와 소인의 첫만남부터 그 처음부터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첫만남의 나으리는 빛나고 깊은 바다같고, 어여쁜 꽃 한송이 같은 눈동자를 지니고 계셨사옵니다.
소인은 나으리의 바다에서 끝없이 헤엄치고, 그 꽃을 곱게 접어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사옵니다.

그러나 지금의 소인은 점점 나으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갔스옵니다.
처음 뵌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들이 우연이라기엔 너무 아름다웠고, 완벽했기 때문이옵니다.


나으리와 소인이 함께 빚어낸 필연이라 한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면 그뿐 아니겠습니까?

나으리와 소인은 서로에게 더없이 아름다운 계절이였사옵니다.
함께 맑은 봄 내음 가득한 봄날을 맞이하고,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 온 땅을 뜨겁게 달구는 여름을 함께 느꼈으며,
단풍잎 붉게 물든 가을을 바라보고, 눈이 소복이 쌓여 서로에게 기대어 추위를 녹여야 했던 겨울을 함께 보냈사옵니다.

그 사계절이 참으로 아릿다왔습니다.
마치 나으리처럼 고우지요.

나리, 소인과 나으리가 함께 있는 이 모든 순간들이 다 한낱 헛된 꿈은 아니었을지요?
깨어나면 연게처럼 흔적도 없이 스러지는 그런 꿈 말이오.

소인과 나으리는 정녕 꿈결에서 깨어난 뒤에도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는지요?

소인과 나리의 찰나와 같은 추억들이 비록 우연일지라도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소인과 나리, 저희는 서로라는 드넓은 바다를 쉼 없이 헤엄쳤사옵니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 아리따웠고,
필연이라 치부하기엔 또한 자연스러웠지 않습니까?

소인은 나으리를 연모하며 참으로 행복했사오니, 나으리께서도 소인을 그리 여기시며 행복하셨는지요?
부디 그러셨다면, 앞으로도 영원토록 행복하였으면 좋겠사옵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왠지 소인과 나리께서는 영원하실 것 같사옵니다.
아, 이것이 부디 이 미련하고 무지한 소인의 착각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나이다.

나리께서 늘 하시던 말씀은 아마 '사랑한다'가 아니었을까 생각하옵니다.
소인과 나리, 서로 미워할 적에도 주문처럼 되뇌던 말은 '사랑했잖소'였지요.
어쩌면 그 말은 변명이 될 수도 있겠다 싶사옵니다. '사랑해서 그랬다'라는 핑계 말입니다.

예전부터 하던 말입니다만,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완벽하옵니다.
나으리께서 짜고 친 이야기가 아니라면요.
만약 나리와 소인이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필연일지라도, 그저 완벽한 우연이라 믿겠나이다.

나으리, 소인이 진정으로 흠모하시는지요?
소인은 나으리를 진심으로 흠모하옵니다.
소인과 나으리, 부디 영원토록 함께였으면 좋겠나이다.
소인과 나으리의 만남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 할지라도 말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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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2mau
@유마유

✏️ 단순한 필연이었는지 진실된 애열이었는지

🗒️ 옛날 느낌의 소설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로맨스긴 하지만 시대적 배경이 바뀐 소설은 또 처음 써봐서 이번에도 많이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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