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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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09:10조회 37댓글 2검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라는 말이 지금부터 “살기 싫어요”가 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앞으로는 인사를 할 때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하겠지요. 만나자 말자 스스로의 뇌 깊은 곳에 끈적거리는 거짓의 마리골드인 니코틴으로 봉인해 둔 죽음을 털어 놓는 건 안 되니까요.
안녕이라는 말은 그러면 살기 싫다, 가 될까요? 즉, 존댓말과 반말로 나누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모두 처음 만났을 때 불쾌함과 기쁨이 찬란한 동네와는 대비 되는 이질감을 느끼게 만드는 존재가 되는군요. 삶이라는 아름다운 벽에 잿빛 그을림을 일으키는 불꽃이 되겠군요. 눈알이 뒤집힐 듯 놀라우면서도 소망하는 탄생을 기리는 튤립에 꽂은 양궁 화살이 되겠군요. 화살이 가는 속도는 얼마나 빠를까요? 튤립에 화살을 꽂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안녕하세요“를 말하는 시간과 같기에 말하는 시간을 알면 됩니다. ”안녕하세요“를 말하는 시간, 1.58초. 화살이 가는 시간 또한 1.58초 즈음 되겠군요. 1.58초 뒤 흘러내리는 저 튤립에게 인사를 건내 보아요. 곁에 있어주어서 고마웠다고.
이런 세상에 간다면 당신은 시작하자마자 저기 저 부드러운 흰 콘크리트와 잿빛 시멘트로 된 정신병동의 환자가 될 거에요. 어떻게 천박한 단어 “안녕하세요”를 내뱉다니. 그건 이 세상의 수치에요. 그것도 저렇게나 태연하게, 40대의 성공한 세일즈맨처럼. 당신의 미소는 곧 기형적인 악인이 될 거에요. 당신은 “안녕하세요”를 말했으니까. 그런 말은 하면 안 된다고 다른 세상에서 배운 적 없어요? 설마, 다른 세상은 위대하고 고결한 인사인 “살기싫어요”를 가르치지 않는 건 아니겠죠? 시스투스 위에 얹은 마리골드 부케를 안은 신부처럼 고결하고 순수한 저 인사를 가르치지 않았나요? 그런 취급을 받겠죠. 정신병동에 가는 건 매우 쉬운 일이에요. 당신에게는. 그저 “안녕하세요”, 그 한 마디만 내뱉으면 되거든요. 1.58초만에 생명의 튤립을 꺼뜨릴 수 있어요. 당신의 아마존 독개구리의 독이 묻은 올림픽 양궁 종목 전용 화살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눈알처럼 굴러가는 깨진 꽃병을 주워서 다시 튤립을 담고 화살로 다시 쏘려는 건 아니겠죠? 화살을 쏘는 건 수치에요. 수치라고요. 그만해요. 그만해요. 그만해요. 그만해요. 그만해요. 마리골드가 당신의 눈알에 박힐 때까지 시간을 드릴테니 그만해요. 그만! 그만! 그만! 다시 “안녕하세요”를 말할 거세요?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자신의 천한 돼지 같은 몸뚱아리를 그냥 두고? 제발 사과를 해요. 미안함을 표해요. “송구하오나선인장의가시가제눈알을찔러정상이되기힘듭니다”라는 거대한 문구로 장식 된 미안함을 표해요. 제발 그렇게 말한 뒤,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시스투스의 각오로 “앞으로는구치소의창살이북에서온이들에의해꺼질때까지입을깨겠습니다”고 말해요.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와 같은 말들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는다고요. 그만! 당신은 시멘트에 가둬진 나비가 되기 싫잖아요. 그렇죠? 그러면 제 말대로 해요. 제발. 이곳은 잘못은 단 한 번만 봐준다고요. 또 이상한 말들을 꺼내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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