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2 20:24•조회 55•댓글 1•on
너는 유리정원 안에 홀로 서 있었다.
햇빛이 정원의 돔 위로 흘러내릴 때마다 그 빛은 네 어깨 위에서 반짝이며 갈라지고 부서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숨을 죽인 채 그 빛나는 붕괴를 바라보았다.
너는 조금만 만지면 작은 파편이 되어 흩어질 것만 같은 존재였다. 그 파편은 보석처럼 빛나면서도 한없이 날카로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나는 네 주위를 계속 맴돌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그러나 결코 멀어지지는 못한 채. 네게 조금씩 다가갈수록 네 주위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내 살을 스치며 상처를 남겼다. 피는 금세 말랐지만 그 기억은 오래 남았다.
네 웃음은 더 아찔했다. 맑고 투명한 잔 위에서 반짝이다가 손바닥에 담기기도 전에 흘러내려 사라져버렸다. 그 순간마다, 나는 놓친 빛을 따라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나는 네가 왜 유리정원 속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세상은 이미 너를 여러번 부수었다. 그 후에 남은 파편들은 더는 부서지지 않으려 날카롭게 변하고, 흩어지지 않으려 굳게 맞물려 있었다. 그러나 그 단단한 투명함은 오히려 자신과 세상을 깊이 베어내는 칼날이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멈추지 못한다. 찬란한 유리정원의 빛 속에서 끝없이 부서지고 다치면서도 나는 여전히 네가 사라질까 두려워 눈을 돌리지 못하고, 너는 그 유리정원 속에서 나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