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서커스단의 광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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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5 12:41조회 66댓글 1순애
이 몸의 존재 자체가 죄악의 상징이니.

연주하라 어둠을, 갈망해라 빛을. 끝없는 갈증 속에 괴로워 울부짖는 나날이 이어지고.

가면 속 우는 낯빛을 들키지 않기 위해 웃는 가면을 쓰고, 화려한 입담으로 재주를 부려 구경꾼을 모은다.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선보일 이번 공연은 선악과를 손에 든 채 단두대에 목이 잘린 광대의 공연.

빠른 템포의 재즈 음악이 뚝 끊기고 이어진 선율은 구슬픈 종장의 레퀴엠. 눈가에 맺힌 눈물은 모두 순수한 악어의 눈물이니, 이리도 애달플 수가 없었다.

심판대 위 올라간 건 다름 아닌 심판자였기에. 질서 따위 정렬될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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