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학 온 지 일주일. 아직 낯선 건 많다.
걔의 웃음만은 이상하리 만치 익숙했다. "
학교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시끄럽고, 복도는 분주하고, 급식은 별로였다.
하지만 낯설었던 풍경 속에서 조금은 익숙해진 것이 있다.
윤지후.
“아린아, 오늘은 매점 갈래?”
지후는 어김없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싫지는 않았다.
매점 가는 길, 지후가 갑자기 물었다.
“혹시… 그림 아직도 그려?”
나는 멈칫했다.
그건, 예전의 내가 좋아하던 것.
지금은… 남들 몰래 낙서장에만 그리는 정도.
“아니. 그냥 가끔.”
“그때 네가 그려줬던 내 얼굴, 기억나?”
"그건 잊었을 줄 알았는데.”
지후는 웃었다.
“안 잊었어. 되게 못생기게 그렸거든.”
"그래서 기억하는 거야?”
“아니. 네가 그려줬으니까.”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때와는 다른, 지금의 지후.
하지만 똑같이 나를 바라보는 눈.
“아린아.”
"응?”
“너 아직도, 나… 좀 불편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차라리 거짓말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후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
“괜찮아. 안 물을게. 그냥… 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
그 말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작은 눈송이처럼 스며들었다.
사라질까 봐 무서운 말.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될 말.
@U_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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