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할 때마다, 몸 안 어딘가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건 긴장도 아니고 설렘도 아니었다. 그저 없으면 견딜 수 없다는 불안이 올라오고 있었다.

너의 이름만 스쳐도 심장이 떨렸고, 너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으면 그 잔향 하나로 하루를 버텼고, 그러다 문득 끊어지면 계속 목말랐다. 그럴 때마다 전부 마시고 잠들어 잊어버리려 했다.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흐려지고 흔들리는 마음을 사랑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을. 그럼에도 이 손 틈을 지나는 모든 것이 사랑으로 보였다.

세상에 맞는 정답으로 내 감정을 맞추는 건 너무 시시했다. 그래서 그냥 삼켰다. 조절조차 안 되는 감정들을, 네가 원하지 않을 과한 마음을, 나조차 무서워지는 이 과잉을.

그럴 때마다 나는 느낀다. 너는 내게 중독이었고, 나는 이미 오래전에 과다 복용을 해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이미 늦었다는 것을.

그러니 이제는 너와 같이 전부 마시고 해상도가 낮은 꿈을 꾸고 싶어-

natori- overd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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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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