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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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3 16:53조회 49댓글 3drizzle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새벽의 도시는 잠들어 있었고, 가로등 불빛은 옅은 안개에 희미하게 번져갔다. 길을 걷다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 하나 보이지 않는 먹빛 하늘이지만, 그 아래 홀로 서 있다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새벽은 늘 그렇다. 모든 소음이 사라진 시간. 오직 나 혼자만 깨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도시의 거대한 심장이 잠시 멈춘 시간, 나는 그 고요함 속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다. 차가운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할 때마다, 굳어 있던 마음이 조금씩 말랑해지는 것을 느낀다.

벤치에 앉아 따뜻한 캔커피를 든다. 손끝에 전해지는 온기가 차가운 새벽 공기와 대비되어 더욱 따스하게 느껴진다. 캔을 살짝 기울여 한 모금 마신다.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목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 맛은 늘 나를 위로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 새벽처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잠든 시간, 홀로 깨어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 각자의 고민과 외로움을 안고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 그러나 그 새벽의 끝에는 언제나 여명이 찾아온다.

조금씩 어둠이 걷히고, 하늘이 옅은 회색으로 물들어갈 때, 나는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선다. 다시 시작될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새벽의 감성은 사라지겠지만, 그 온기는 내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를 버텨낼 힘이 될 따뜻한 온기.

나는 그 온기를 가슴에 품고, 다시 시작되는 도시의 소음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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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최근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아서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었는데 이러다 보니까 지병도 생기고 쓰러지고 이런 날이 많아져서 오랜만에 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소설게시판 등의 퀴즈바이미는 오지 않을 예정이에요...ㅜ 아마도 8월 말에서 9월 초 쯤으로 빠른 복귀 예상하고 있으니까 그때까지 많이 기다려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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