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라도 맞았다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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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2 19:24•조회 43•댓글 0•처연
BGM | Justin Bieber - Beauty and a Beat (feat. Nicki Minaj)




내가 너를 볼 때 너는 날 보지 않는다. 내가 널 생각할 때 너는 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널 사랑할 때조차 너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가혹하고 비참해서, 차마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심이라서. 네가 좋으면서도 가끔은 미워져서, 내 마음을 좀 알아 주었으면 싶어서. 눈에 띄려고 별 짓을 다 해 봐도 너는 날 봐 주지 않는다. 너의 눈은 늘 그 아이를 향하고 있고, 그 아이와 시시덕거리고 있고, 그 아이와 장난을 치고 있고, 너는 그 아이를 좋아하고 있다.


네가 그럴수록 그 아이가 미워지고 네가 미워진다. 그러다 보면 그런 생각들을 담아 두고 있는 내가 미워지고 곧 자기혐오에 빠져버린다. 너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하기만 한데, 나는 그것 때문에 늘 전전긍긍해하고 있으니. 잔인하고 괴로우면서도 아름다운 게 사랑이라고 누군가 그랬던가. 나는 그딴 말 안 믿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믿어버리면 내 꼴을 인정하는 모양이 되어버리니까.


언제까지나 너한테만은 사랑스러웠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단 말이다. 모두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구경거리가 되어도 너만은 나를 좋게만 기억해 주길. 내가 농담을 하면 한 번쯤은 웃어 주고, 나에게도 단 한 번은 장난을 걸어 주란 말이야. 그러면 나는 그날 그 자리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사랑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나는 그렇게도 사랑을 무시하는 그들이 사랑을 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추악해질지 가끔 궁금해한다.


네가 사랑하는 그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전부를 알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그 아이보단 너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아니, 이것도 아닌가? 이제는 모든 게 헷갈리기 시작한다. 심지어 너에 대한 것까지도 전부. 헷갈림은 곧 잘못된 결과를 불러 오기 마련이다.


이 세상의 모든 서적을 찾아 보아도 너를 사랑하지 않는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왜 그렇게 잘생겼지? 왜 그렇게 사랑스러운 거야? 왜 그렇게 다정하고 친절해? 왜 매일 다른 미소를 보여 주는 건데? 왜 내게 잘해줄 듯 말 듯 하는 거야. 하나만 하란 말이야. 내가 널 좋아하는 만큼만 네가 날 좋아했으면 좋겠다. 안 될 걸 알지만 그랬으면 좋겠다. 네가 이 사실을 알게 될지언정 너는 너무나도 다정하니까, 나를 좋아하는 척이라도 해줄 것 같았다.


세상 앞에서는 자꾸만 기가 죽게 된다. 그러지만 말고 나도 그 아이처럼 당당히 내 생각과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 아이보다 내가 더 낫다고 스스로 머릿속에 세겨 봐도 나만 초라해질 뿐이다. 솔직히 내가 그 아이보다 못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키도 성적도 외모도 비슷비슷하니까. 아니, 내가 더 나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넌 왜 그 아이를 사랑할까. 그 아이에겐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그런데 그 아이의 존재 자체가 좋단 말은 하지 말아 주길. 내가 너무 비참해질 테니까. 나는 너에게까지 비참을 운운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내가 너에게 처음 반했을 때가 언제인지 알아? 버스에서 말이야. 너와 내가 처음으로 한 버스에 탔던 날. 그때까진 연애에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었던 내가 널 보고 반해버린 것이다. 그때 창가자리에 운 좋게 앉게 되어, 줄 이어폰을 꽂고 저스틴 비버의 뷰티 앤 어 비트(Beauty and a Beat)를 듣는 중이였다. 너는 천천히 버스에서 내리던 중이였고.


그때의 너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노래는 막바지가 다가오고 있었고, 너는 막 버스에서 내린 참이었다. 너와 함께 내린 귀여운 초등학생들을 보며 네가 너털웃음을 흘렸던 얼굴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그 어린 아이 같이 개구지고 귀여운 표정을 보고 나는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 긴가민가한 감정은 점차 확신으로 바뀌었다.


너와 함께하진 못하더라도, 내 마음만은 전할 수 있지 않을까? 가혹한 사랑일지라도 마음을 표현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넌 어떻게 생각할까? 오늘 전화해 볼까? 디엠이라도 남겨 볼까? 사랑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잖아. 적어도 내 감정만큼은 너에게 전하고 싶었다. 네가 알든 모르든 상관 없다. 내가 아는 너라면 너그럽게 마음을 거절하겠지만, 적어도 내게 상처를 주진 않을 것이다. 통화 버튼을 눌렀다. 사랑하는 너에게—지금 달려가는 중이야.


—여보세요?



Justin Bieber - Beauty and a Beat (feat. Nicki Minaj)



+(덧)

소설이라기보다는 MSG를 조금 첨가한 저의 이야기랄까요. 사랑을 하고 있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제가 외사랑과 짝사랑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루어질 수 없지만 이루어질 가능성이 0%든 50%든 계속해서 사랑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사랑은 흔히 말하는 콩깍지로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듭니다. 지금도 저는 현재진행형인 짝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마음껏 사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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