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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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2 22:40조회 90댓글 1일유헌
종소리가 시끄럽네.
두개골까지 이 진동이 울려?

봄은 눈을 감은 채로···.

죽지는 않았으니 걱정 마.
그저 잠에 든 거뿐이야.



푸른 잎사귀가 돋아나기는 아직 멀었다.

부디 봄이 선잠을 자는 동안
여름은 그 옆에 있어 줘.

봄의 이름을 곱씹고

입술로 그 발음을 훑고

다시 한번 눈에 가득 채우고.

봄이 왜 봄인지를 한참 생각해 보았지만
끝내 답은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개 봄을 착각한다.

넓은 봄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여름은 구원을 바라지 않으니.

봄이 그런 여름을 발견한다면
부디 여름을 살려줘.

죽지 마 여름
살려줘 봄



봄은 종종 영원의 잔상을 뒤쫓곤 했다.

머리칼을 헤집는 바람.

영원이라는 속박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면
여름은 영원히 봄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오래된 그 봄의 시간을 놓아주지 못해
심장에 깊숙이 뿌리박힌 천 일의 무언가.

어디를 가도 봄인데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아직도 벚꽃은 휘날리고

아직도
아직도
아직도···.

아직도 봄날은 여전히 따뜻한데.

여름이 썩어버린다.

썩지 마 여름
사랑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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