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30 20:33•조회 33•댓글 1•인예
저녁의 공기가 점점 무겁게 내려앉자, 방 안은 마치 오래된 도서관처럼 깊은 정적에 잠겼다. 창밖으로 비치는 햇살은 이미 희미한 금빛으로 흩어져, 나무 잎의 결을 따라 바스락거리는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빛 사이로, 오래전에 흘러간 여름의 온도가 조용히 스며들었다.
나는 탁자 위의 조약돌을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차갑고 단단한 그것은, 말없이 시간을 압축해 담아둔 작은 심연 같았다. 한때 우리는 강가 모래 위에서 서로의 발자국을 따라 뛰었다. 파도는 금세 우리의 흔적을 지워버렸지만, 조약돌은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 듯 빛났다. 그 빛은 마치, 내 마음속 잔잔히 떠오르는 너의 웃음과 닮아 있었다.
계절이 수차례 바뀌고, 너는 사라졌다.
나는 남아, 기억의 실타래를 손으로 더듬으며, 공책 위에 점 하나를 찍는다. 그 점은 우리 사이의 침묵, 말하지 못한 감정, 그리고 끝내 마주보지 못한 순간들의 압축이다. 점 하나가 내 마음속 깊은 심연에 떨어지자, 오래전의 바람이 내 귓가를 스쳤다. 그 바람은 단순한 공기의 흐름이 아니라, 네가 남긴 기억의 잔향이었다.
나는 창가에 앉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결을 따라 시선을 흘렸다. 그 결 사이로, 여름 햇살과 빛바랜 바람, 그리고 우리가 함께했던 공간이 서로 포개졌다.
시간은 그 속에서 부드럽게 뒤틀렸고, 나는 그 안에서 여전히 너를 찾았다. 너는 이미 다른 세계로 떠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 여름 속에서 너를 붙잡고 있었다.
조약돌을 쥔 손끝에 남은 차가운 온기가, 잔잔한 위안이 되었다. 그 온기는 마치 흩어진 기억 속의 금빛 조각처럼, 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나는 속삭인다.
“언젠가 다시 마주할 날, 이 심연 속 여름을 기억해 주길.”
그리고 바람이 창문 틈을 스치며, 내 속삭임을 답하듯 살짝 떨렸다. 그 떨림은 잃어버린 시간과 감정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다리였다.
정말 소설은 알다가도 모르겠는.. 🥺
중1이 쓴 글이기에, 조금 몰입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