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ror survival game | p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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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1 17:36조회 16댓글 0서움
많은 침묵 끝에 결국 한 사람이 나서게 되었다.
그는 우리를 대신해 몸을 바쳤다. 그가 창문 아래로 떨어지기 전, 그나마 앞에 서 있던 나에게 마지막으로 쥐어준건 그의 온기가 묻어있는 천 목도리. 그가 뛰어 내리는 뒷모습이 내 심장을 쿡쿡 찔렀다.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가슴을 부여잡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때 흘러 나오는 소리가 나를 울부짖게 했다.

– 참가번호 34 민●현 out. 현재 생존자 수 21명. Round. 2 풍선 터트리기 입니다. 생존자들은 3분 내로 건물 안 B-4 방으로 이동해주세요. 다시 한번 안내드립니다. 여기에서는 어떤 물건도 반입금지이며 만약 소지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적발될 시, 그 즉시 처형됩니다. •••

안내방송을 다시 듣고 나서, 나는 그가 남겨준 목도리를 어쩔 수 없이 바닥에 두어야만 했다. 그가 서서 망설이던 창문 앞에 목도리를 고이 놔두고, 나는 방송 소리가 끝나길 기다리며 생각에 잠겼다.

이 게임은 내가 참가하고 싶어서 참가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평범한 22살 대학생이었다. 나름대로 자취도 하며 돈도 벌고 사는 '평범'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사람. 대학에 다니며 내가 하고 싶은 길을 찾게 되었고 그 과에서 만난 사람이 나를 이 자리에 있게 유혹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언니가 나를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그 언니는 지금 여기에 있는지 정말 묻고 싶었다.

나는 B-2, B-3번 방을 지나 B-4에 도착했다. 낡은 미닫이문을 열어 들어가니 안에 아까 마주쳤던 사람들이 있었다. 바닥에는 검은 풍선들이 놓여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 사이에 서 있었다. 나 또한 문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 머리 아픈 소리가 흘러 나오며, Round. 2 방송이 나왔다.

– 복도에 있던 참가자들은 모두 처형 완료. Round. 2 풍선 터트리기에 올라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규칙 안내하겠습니..

- 팍!

사람들 중 나의 옆에 있던 한 참가자가 실수로 넘어져 풍선이 터지고 말았다.

– 라운드가 시작하기 전에 풍선을 터트리면 안되는 걸 아실텐데 말이지요.

단호한 목소리가 주변을 메워싸며, 옆에 있던 사람은 한순간에 쓰러져 죽었다. 힘없이 쓰러질 것 같던 몸을 통과하는 총알을 보니 알 수 없는 공포에 더욱 휩싸였다.



🌪
그깟 목숨이 뭐라고 다들 그렇게 힘들게 사는지. ㅎ 인간은 우습구나. 이렇게도 순순히 따르다니?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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