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23:00•조회 31•댓글 1•에러
[헤어지자. 진짜 미안한데, 나 너 질렸어.]
일을 마치고 핸드폰을 켜자마자 본 첫 문장이었다.
발신자는 '❤️'. 즉, 메세지 피싱도 아니었다.
...
[ㅇㅇㅙ?]
떨리는 손은 말을 듣지 않았고,
형체를 알 수 없는 문자 한 통이 발송되었다.
띠롱-
[질렸다니까. 다른 이유 없어.]
..장난이 아니야?
정말 나랑 헤어지겠다고?
...
[한 번만 ㄷ다시 셍각해봄 안됭까?]
답장은 오지 않았다.
묵묵부답.
1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그 시간을 두고 너는 돌아섰다.
이별 후, 방 안에 틀어박혀 숨만 내쉬었다.
사실 가끔 울기도, 조소 짓기도 했다.
그거나, 그거나. 다를 게 없는 게 문제지.
[안내드립니다. 귀하께서는 오늘을 기점으로..]
탁-
더는 읽고 싶지 않았다.
100% 해고 문자였으니까.
...
"후우.."
내 인생을 송두리째로 뽑아 썩게 만들었다.
하지만 번호 하나 지우지 못했다.
바보같이.
[❤️ 앨범, 174장]
오랜만에 갤러리를 열어보았다.
후회했다. 추억이라 부를만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
"뭣 같아."
[🗑 174장 삭제]
이런 말도 오랜만에 해본다.
네가 입이 거친 게 싫댔으니까.
그러니까 늘 참곤 했던 말.
[야, 놀래?]
[야, 놀래?]
[야, 놀래?]
[부재중 5]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메세지.
억지로 무시하려 해도 전화가 걸려왔다.
달칵-
"..여보세요."
"헐, 받았네? 야, 놀자. 너 없으니까 존나 심심해."
...
"놀 힘없는데."
"뭐래, 그냥 나와."
친구들의 애원에 못 이겨 오랜만에 집을 나섰다.
해는 역겹도록 뜨거웠고, 그 와중에 바람은 선선히 불었다.
[나왔냐? 교문으로 와라~]
푸하하-!
웃음이 번졌다.
이제 아무렇지도 않았다.
네 이야기에도,
네 기억에도.
"아, 근데 그거 들었냐? 그, 니 전여친 있잖아."
"걔가 뭐?"
"걔 요즘 매일 울면서 산다잖아, 너 찬 거 후회하고."
...
풉.
"이제서야 아까운가 봐."
-
다 뭣 같아 다정했던 사진 속 네 모습이 다 똑같아
- 보이넥스트도어 뭣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