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는 검은 머릿결과 붉은색이 도는 새빨간 망토를 걸치고 있었죠.
여자아이는 한 남자아이를 좋아했어요.
어쩌면 오랜시간 남자아이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여자아이는 결심했답니다.
남자아이에게 고백을.
- 안녕..? 나 너 좋아해
수줍으게 웃으며 내뱉은 그 첫마디에 돌아온 반응은 차가웠어요.
- 너 누군데? 난 너 싫어.
여자아이는 절망했어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꿈꾸었는데, 처참하게 증발해버렸죠.
그렇지만,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포기하지 못했어요.
남자아이는
매혹적이고, 깊은 눈동자,
높고 오똑한 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입,
길고 곧게 자란 손,
찰랑거리는 머릿결,
그 많은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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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를 잊지 못한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의 깊은 눈동자를 정성스럽게 빼어내어 목고리에 고이 간직하고,
오똑한 코을 때어내어 더 아름답게 갈고,
아리따운 입은 살짝 찢어내 웃음이 더 돋보이게 만들고,
곧은 손은 하나하나 부러트리고 분해하여 자신에 손과 연결시키고,
찰랑거리는 머릿결은 모두 뽑아내 털실을 만들었어요.
남자아이의 피도 천천히 빨아드려 자신의 망토에 물들였고,
남은 남자아이의 사체는 석고를 뒤덥혀 조각으로 만들었죠.
그리고 여자아이는 자랑스러운듯 말했죠.
- 아, 역시 이번에도 너무 아름다운 조각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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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2mau
@유마유
✍🏻 나에게 넌 아름다운 조각상일 뿐이었겠지.
🗒️ 잔혹동화를 원하시는 익명분을 찾아서 한번 써봤습니다.. 로맨스 빼고 완전 전혹동화로만 간다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것 같아서 로맨스 살짝 넣어봤어요🥹
아직 저에겐 청춘이라던가, 로맨스물이 더 잘 맞는 것 같네요ㅜㅜㅋㅋ 이번편이 반응이 좋으면 반전동화? 하나 더 올려보겠습니다..♡
🤍 유마유 큐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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