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어느날 책상 위의 연필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미세하게 비뚤어진 연필은 제 심장을 미친듯 울렁이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저는 그 비뚤어진 연필을 똑바로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모든 게 비뚤어져 보였습니다.
시계의 침들, 침대 위 이불, 책상 위 종이들.
저는 그것들을 볼 때마다 참을 수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비뚤어진 모든 것들이 제 눈에 띌 때마다 저는 정렬합니다.
집에서 뿐 아니라 길거리의 쓰레기통, 조금 열린 가게의 문들까지 모든 게 비뚤어져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밤 나가서 길거리의 모든 것을 정렬합니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비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이 세상을 다 정렬하겠다고요.
비뚤어진 모든 것들을 없애고, 모두 바르게 돌려놓겠다고요.
제가 만족할 때까지.
ㅡ
@ne0n.
https://curious.quizby.me/ne0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