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4 18:17•조회 24•댓글 0•depr3ssed
현세에 존재하나 이질적인 세계,
현세에 존재하지 않으나 이질적이지 않은 세계.
유토피아를 찾기엔 내가 너무 커버렸고
노스텔지어에 당도할 수 있는 길은 어디에서 시작할까
쓰고 싶게 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싶게 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러한 나의 이상들은 철저히 부숴져 여름의 잔영이 되고
탐화봉접하며 자유롭게 하늘 유영하던 때가 그리워
봄의 잔해 뒤지며 그해 여름의 풀향 가슴속에 묻는다
천지개벽되던 그시절 찾던 오묘한 우주의 이치는 이미 다른 누군가가 찾아낸 듯하여
아카시아꿀 긴 대롱으로 뽑아먹으면서 신세한탄이나 해본다
저기 저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야 그 사거리 위 길은 잘 찾아가느냐
형형색색 비단옷 둘러봤자 연하고질 어디 가지 않는지 강산으로 빙글빙글 날아가 격세지감을 반복한다
녹음방초 속 흩어진 봄의 잔해의 탓으로 돌리곤 무시했던 여름향기가 내 코끝을 찔렀을 땐
애매한 추억으로 국한된 여름일 뿐인데 왜 이리도 마음이 저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