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1 23:40•조회 8•댓글 0•백야
無名
— 수취인 불명.
나는 사랑을 구원이라 믿었다
白夜
내게 청춘의 기억은
창문에 서린 눈물이
연붉은 색의 한기 아래
금방 녹아들어 사라질 때였다
무엇도 아닌 것이 누군가를 품게 되기까지
착각이 아니라면 어렸던 감정일 것이라고
비릿한 수증기가 내려오는 지붕 아래서
아마 얇고 짧게 지나갈 사랑이리라
하고 물렀던 마음이 불어나 사계를 지웠다
방울져 올라오는 담배 연기와
역류하듯 뭉그러지는 습한 공기에 숨이 막혀
부르터 핏기 없는 입술을
그마저도 어렵게 달싹이며 한 말은 없었다
사랑을 구원이라 부르기에
적잖게 두려워하다
너를 웃게도
울게도
어떤 것도 안겨줄 수 없을 것 같아
너의 손끝에 작은 연정만을 쥐여주었다
아마 너는 길고 얇게
느직하게 눈을 감았다 뜨면 떠오르는 그쯤
그렇게 가끔씩 무의식 중에
나를 기억하겠지
짙은 흉터는 남기지 않았으니 너는 금방
나와 했던 영원은 지워낼 수 있을 거라고
— 落花流水 ···.
눈물로 젖은 배게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닳아 쓰라린 청춘의 냄새가 난다
미완성 사랑도 온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면 다시 만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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