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Chapter 1

설정
2025-06-06 09:02조회 37댓글 2하루
하루에 한 번, 단 하나의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누를 때마다 누군가가 죽고, 나는 10억 원을 받았다. 단, 누가 죽는지는 절대 알 수 없었다.
처음엔 고작 한 번만 눌러보자고 생각했다. 내 통장은 단숨에 10억 원으로 불어났다.

둘째 날, 양심은 꺾였고 손가락은 다시 움직였다.
셋째 날, 울면서 눌렀고, 넷째 날은 웃으면서 눌렀다.

이제는 습관이었다.

100일째 되는 날,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화면에 처음으로 문장이 떴다.

“당신의 계좌는 가득 찼고, 세상은 비었습니다.”

내가 받은 1조 원은 조용한 집과 텅 빈 도시에서 쓸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버튼 옆에 두 번째 버튼이 생겼다.
그 위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되돌리시겠습니까?”

나는 손을 뻗었다.
하지만…

버튼은 더 이상 눌리지 않았다.

| 원하면 다른 스타일로도 써줄 수 있어!

나는 멍하니 그 문장을 바라보았다.

“누구를 되돌리시겠습니까?”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

되살리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처음 버튼을 누르기 전, 나를 말리려 했던 친구.
그는 조용히 말했다.
“돈보다 무서운 게 있어. 죄책감은 평생 간다.”

나는 그를 비웃었다. 그리고…
셋째 날, 화면이 조금 느리게 돈을 입금하더니, 그가 더는 연락되지 않았다.

“이름: 민우”

나는 타이핑했다.
엔터를 누르자, 아래 칸이 다시 깜빡였다.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

무엇을?
돈? 이 버튼? 나 자신?

잠시 후, 버튼이 스스로 판단한 듯
새 문장이 떴다.

“1: 1 생명 교환입니다.”
“돌아온 자는 당신의 자리를 대신할 것입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나는 눈을 감았다.
돌아온 자는 나 대신 살아간다는 뜻이었다.
내가 사라지고, 그가 다시 삶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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