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남자의 바람으로 헤어진 여자, 헤어졌지만 아직도 여자와 연인행세 중인 남자. 그들의 복잡하고도 오묘한 끝난 사랑 이야기.
카테고리 | 연인 / 단편 __________________________
" 응? 자기야, 뭐라고? " " 걔 수작 부리는 거야. " " 다 참고 넘어가는데, 이번만은 못 참겠다. "
네 한숨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복잡한 감정들은 자기들끼리 섞이고 뭉쳐버린다. 내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인채로 바닥만 응시하는 너.
" ...넌 대체 내가 더 뭘하길 원하는 거야. " " 나한테는 관심 하나 없었으면서-. " " 이제 와서 이러지 말아줬음 하는데. "
너의 그 목소리로 애정 섞인 애칭를 듣기엔 너무 많은 시간과 또 너무 많은 감정들이 섞였음을. 그 감정과 시간들은 모두 우리에게 추억이 아닌 상처로 돌아왔음을.
" 그리고 끝난 사이에 뭘 더 바래, 끝났잖아. "
내 말은 가시가 되어 네게 상처로 심장에 꽂히겠지. 서로에게 상처만을 입히는 연애는 사절이다. 내가 되었건, 네가 되었건.
아무런 말없이 제 입술을 꽉 깨무는 너. 지나간 기억을 더듬을 때 나오는 너의 습관이였다. 너의 입술에서 붉은 피가 흐른다. 그 순간, 호수에 가뿐히 내려 앉은 꽃잎처럼 떠오른 나의 옛 기억들에 다시 작별을 고한다. 안녕, 난 더이상 옛 기억들 속에서만 머무를 순 없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