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6 09:04•조회 25•댓글 0•유하을
그날, 나는 혼자 공원을 걸었다.
햇빛은 나뭇잎 사이로 부드럽게 스며들었고, 아이들은 한쪽에서 공을 차고 있었다.
어제는 중요한 면접이 있었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말문이 막혔고, 준비했던 말들은 입 밖으로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랬을까...'
머릿속에서 자꾸 되뇌었다.
벤치에 앉아 있는데, 옆에 앉은 두 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이번 시험 또 망했어.”
“그래도 너 지난번보다 점수 올랐잖아.”
그 말에 잠시 생각이 멈췄다.
실패는 언제나 아프지만,
그 안엔 늘 뭔가가 남는다.
내가 말문이 막혔던 순간에도,
나는 분명히 배웠다.
어디서 떨렸고, 어떤 질문에서 준비가 부족했는지.
그리고 다음엔 어떻게 말해야 할지.
성공도 마찬가지다.
그건 ‘끝’이 아니라, 다음을 위한 이정표 같은 것.
결국 실패든 성공이든,
거기엔 항상 배움이 있다.
햇살은 여전히 따뜻했고,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나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