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2 21:32•조회 132•댓글 17•xoxo.J
그날도 지금처럼 초여름의 끝자락
바람은 서늘했고, 말은 조심스러웠다.
함께 걷던 그 길에서
- " 우리, 조금 멀어지는 것도 괜찮을까 "
그 말은 이별이었고 미련이었다.
사랑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건 줄 알았다.
그날 이후, 밤은 늘 그 사람의 그림자를 데리고 왔다.
지하철 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보다
그가 마지막으로 지었던 미소가 더 또렷하게 떠올랐고,
불 꺼진 방 안에서는
그가 읽어주던 시 한 구절이 자꾸만 맴돌았다.
" 밤은 너무 조용해서, 네가 떠난 소리마저 또렷이 들려. "
그리움은 여전하지만
어쩌면.. 이 밤이 다 지나고 나면
너를 떠나보낼 용기도 조금은 생길 것 같다.
초여름의 끝자락.
- 뜨거웠던 사랑은 여름과 함께 사라졌다.